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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얼어붙은 주택시장…대출규제·세금중과 맞물려 거래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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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급매물·하락거래 잇따라…부동산시장 경고음 커진다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2688건…2년 6개월만에 최저치 기록

매매수급지수도 101.6으로 6주째 내리막, 기준점에 임박

실거래가 하락단지도 속출…일부선 '가격하락의 전조 분석

서울 금천 7.3억원→6억원, 광진구 12.8억원→8.5억원으로

금리인상 예고에 규제 더해져…현실화 땐 시장리스크 더 커질 듯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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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과 하락 거래가 잇따르면서 부동산 시장에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불패로 여겨졌던 서울 분양 시장에서도 미계약 분이 속출하는 등의 이상 징후도 나타난다. 정부의 집값 고점론과 함께 대출 규제와 세금 중과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주요 지표들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동결 상황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거래 2년6개월래 최저 =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688건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거래 절벽이 통계로도 확인되는 모습이다. 8월 4190건 대비 36% 가량 줄어든 수치로 지난 2019년 3월 2282건을 기록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또 현재까지 신고된 10월 매매건수는 1095건으로 9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신고기한(30일)을 고려해도 9월 거래량을 밑돌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 1월 5797건으로 6000건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3월 3000건대로 줄었다가 다시 5~8월 4000건대(6월 3944건으로 육박)로 상승했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개월 연속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주택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9월 매매건수는 602건, 4122건으로 각각 2019년 2월(532)건 이후, 2020년 9월(4106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수·매도 심리를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도 101.6으로 6주째 하락세를 나타내며 기준점(100)에 바짝 다가섰다. 이 지수는 9월 첫째 주 107.2를 기록한 뒤 ▲13일 107.1 ▲20일 104.2 ▲27일 102.9 ▲10월4일 102.8 ▲11일 101.9 ▲18일 101.6 ▲25일 100.9로 7주째 하락세다. 이는 지난 4월 12일 기록한 100.6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100 이상으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매수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매수심리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영향 미쳤다"면서 "특히 수도권 외곽의 경우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적고, 미분양이 생기거나 하락장이 왔을 때 피해가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 심리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절벽 속 실거래가 하락까지 = 올해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 내 시가 6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2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DSR이 앞당겨 적용되는 것으로 결정되자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매물 건수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3000여 건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10%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젊은 층들이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샀으나 집값 상승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 강화로 이들의 매수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거래가 하락하는 단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 금천구 C단지 11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10일 7억38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같은달 26일 6억원에 팔리며 약 2주만에 1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광진구 D단지 59㎡도 기존 최고가는 12억8000만원이었으나 지난달 초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단지 현재 최저 호가는 시세 대비 3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경기도는 하락폭이 더욱 크다. 성남시 E단지 84㎡는 9억1900만원에서 6억원으로, 구리시 F단지 116㎡는 13억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각각 3억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급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조정기로 볼 수 있는 징후로 너무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면서 "너무 올라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에 부르는 가격이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거래 실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매물 증가는 조정장 시그널? =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가격 하락의 전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집값이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인식 확산과 함께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는 점,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집값에 제동이 걸렸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이 같은 조정장이 현실화 될 경우 수도권 외곽지역부터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계속적으로 강화된 부동산 세제 강화와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주택 보유자의 보유 부담이 증가했다"면서 "급매물 증가는 서울 외곽, 경기도, 지방으로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급매물 증가에 따른 조정장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 지역의 리스크가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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