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론 맞서 지지세 '영끌' 포석…이낙연측 향한 화합 차원도
열린민주 통합 놓고는 강성 지지층·중도 확장 사이서 고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연합뉴스와 인터뷰 |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1일 여권 대통합과 당내 대사면 카드를 던지며 범여권 결집의 신호탄을 쐈다.
이에 따라 탈당자들의 복당,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등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이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양자 구도의 박빙 승부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깃발 아래 진보진영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출마 선언을 예고함에 따라 국민의힘 후보 결정 이후 야권의 통합 논의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응해 여권 지지세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수대통합론에 맞서 범여권의 이탈을 최소화하자는 포석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경선 과정에서 깊어진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들과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한 당내 화합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대사면'의 의미에 대해 "당헌·당규 위반이나 탈당 등 해당 행위에 대해 입당을 거부하거나, 입당해도 공천 시 감점을 하는 제재가 있다"면서 "여권의 정치적 대통합이 필요하다. 일종의 정치적인 대사면을 해서 최대한 통합하고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국민의당으로 탈당했던 호남 인사들과 동교동계의 복당 논의가 다시 수면으로 떠 오를 수 있다.
최근 박주선·김동철 전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한 상황에서, 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은 물론이고 구민주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다만 당의 핵심 지지층인 친문계에서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대표를 공격하며 집단 탈당한 이들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는 점에서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도 정대철, 권노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의 입당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반발만 부른 채 실제 진척되지는 않았다.
당내 인사들 입장에서는 '잠재적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 현실론도 고려해야 한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 후보는 경선이 진행 중이던 이달 초에도 열린민주당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전투력이 일부 상실된 느낌"이라며 "기회가 되면 같이 가는 게 국민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데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강성 이미지를 지닌 열린민주당과 굳이 통합하는 것보다는 외곽에 두면서 지원을 받는 정도가 중도 확장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성 지지층 끌어안기와 중원 공략 차원에서 고민이 없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내부 온도차도 감지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 후보 역시 당장 하자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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