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지는 野 대선 방정식…安, 일단 독자 노선 후 최종 종착지는?
이준석은 선긋기, 주자들은 단일화·연대 손짓…安 지지율이 변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이은정 기자 = '복병일까 우군일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야권의 대선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졌다.
안 대표가 내달 1일 세번째 대선 출사표를 던지기로 하면서 여당과의 일대일 구도 구축을 노리는 야권으로선 일단 분열의 씨앗을 안게 된 것이다.
당장 정권교체 여론을 결집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놓고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2012, 2017년에 이은 세 번째로, 미래·공정 등을 키워드로 한 '시대교체' 메시지가 출마선언문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선은 더불어민주당(이재명 후보), 다음달 5일 후보가 확정되는 국민의힘, 정의당(심상정 후보), 국민의당 후보까지 '4자 구도'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정권교체'를 내걸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합당 결렬 이후 양측의 거리두기가 이어졌고 안 대표의 대선 완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대표는 최근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이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29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은 '놈놈놈' 대선"이라며 "'나쁜 놈 이상한 놈 그리고 추한 놈'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을 향해 "치열하게 미래 담론경쟁을 하는 사람이 지금 아무도 없다. 그게 불행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안 대표가 당분간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독자 노선을 걷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일화를 하면 시대 교체가 되겠느냐"라며 "완주를 목표로 일단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당선에 축하인사말 전하는 안철수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단일화 논의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KBS 팟캐스트에서 "안 대표와 결별한 지도자는 대통령이 되고, 안 대표와 통합하기 위해 노력한 지도자들은 고생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안 대표의 영향력을 평가 절하하며 완주 가능성을 적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2012년 이후 줄곧 자신의 영향력을 까먹는 행보를 보여왔다"며 "몸값만 높이고 종국에는 대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당이 초반 기 싸움과 신경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으로 흘러간다면 결국 '정권교체'를 원하는 보수 지지층에서 보수대통합론의 기치 아래 단일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변수는 안 대표의 지지율이다. 안 대표는 최근 발표된 4자 가상 구도 여론조사에서 5∼8%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다.
배종찬 인사이트K 소장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지만, 국민의힘이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거기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안 대표의 지지율이 5% 이상만 유지돼도 작은 지지율이지만 영향력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국민의힘 주자들은 안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캠프의 권성동 종합지원본부장은 통화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하고, 안 대표와 우호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가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세력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시당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안 대표가 끝까지 가서 몇 퍼센트라도 가져간다면 중도·보수의 분열"이라며 "제가 후보가 되면 바로 안 대표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지난 8월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도 "국민의당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겠다"며 '정권교체'에 무게를 실었던 만큼 종국에는 세력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을 완주하기보단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 등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 지분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안 대표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제3지대와 우선적으로 단일화를 해 몸집을 키운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단계적 단일화' 시나리오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진보·보수 양 진영의 구심력과 원심력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안 대표가 제3의 길을 선택할지 아니면 야권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정권 교체를 이야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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