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文, 위안부 문제 해결해야”…송영길·김기현도 만난다

심상정 "文, 바로잡겠다더니 어물쩍 책무 저버려" 비판

이 할머니, 오는 1일 김기현·2일 송영길과도 면담 예정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9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만나 “위안부 문제가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9일 국회 본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면담을 하며 손가락 걸고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약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표 자격으로 심 후보를 만난 이 할머니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한테 내가 해결짓고 왔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나도 피해자이지만 여러분들도 피해자”라며 “더 이상 일본에 기댈 필요가 없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6일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지 못할 경우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해결 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했다. ICJ 제소는 당사국들이 모두 동의해야만 재판 절차가 진행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심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모든 후보들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고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물쩍 책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문재인 정부가 인정한 합의라고 해도 심상정 정부에서는 월권 합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이 자리에서 다시 약속드린다”며 “유엔 고문방지협약을 통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필요하다면 대선 후보로서 문재인 대통령께 직접 요청하겠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외교 문제가 아니라 다른 피해국 여성들과 함께 싸우는 국제 여성 인권 문제다. 감히 누구도 전쟁 범죄에 희생된 분들을 대리해 합의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은 이 할머니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정의당 측은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오는 1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는 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만날 예정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와의 면담 일정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