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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아세안, 미얀마 쿠데타 군정 수장 배제 이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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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아세안-중국, 아세안-EU 정상회담 또 배제 가능성 거론

내년 의장국 캄보디아도 '압박 기조'…"대화 촉구 지렛대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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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정 수장을 배제한 채 진행된 아세안 화상 정상회의
[A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미얀마 쿠데타 군정 수장을 배제한 채 사흘간 일정을 마치고 지난 28일 막을 내린 가운데, 향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아세안 의장인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전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폐막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군정이 평화를 위한 아세안 합의 5개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아세안에서 제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아세안 가족의 필수 구성원이며, 회원국 자격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으로서 미얀마가 지위를 유지하는 것과, 미얀마 군정이 아세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별개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같은 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향후 아세안 회의들에도 배제될지에 대한 질문에 불확실하다고 답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사이푸딘 장관은 "현 상황이 지속돼 교착상태가 되고 진전이 없다면,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다른 방식을 찾아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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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자료사진)
[AFP=연합뉴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아세안 외교관은 AP에 내년도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내달 캄보디아 주최로 화상으로 열릴 아세안-유럽 정상회의에 흘라잉 사령관을 초청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고 주장했다.

이 외교관은 흘라잉 사령관이 참석할 경우, 유럽 정상들이 불참하고 급이 낮은 대표를 참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아세안 외교관을 인용, 아세안은 '흘라잉 배제'를 아세안 특사가 미얀마 내 반군부 세력들과 만날 수 있도록 군정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 아세안 특사인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 외교장관은 쿠데타 직후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면담을 군정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두 외교관은 미얀마 군정에 대한 아세안의 단호한 의지를 시험할 행사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내달 아세안-중국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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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기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또 올해 말 열릴 아세안-유럽연합(EU) 정상회의도 유럽 정상들의 강한 반감 때문에 흘라잉 사령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캄보디아의 쁘락 소콘 외교장관은 로이터에 미얀마 군정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소콘 장관은 미얀마가 내전 직전에 처해있다면서, 아세안 특사를 새로 임명해 내년 의장국을 맡으면 연초부터 일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들의 국내 문제 불간섭 원칙을 존중함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상황은 계속해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사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역과 아세안의 신뢰성 그리고 미얀마 국민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소콘 장관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 흘라잉 사령관을 배제하는데 캄보디아도 찬성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흘라잉 사령관을 계속해서 아세안 회의에서 배제할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부적절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상황이 진전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에 많이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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