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충북 등 분향소 마련, "범시민적 애도 분위기 조성"
나머지 시도 설치 안 해, 전북·광주·전남 "조기 게양도 없다"
헌화하는 대구시민 |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의 국가장 결정에 따라 28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시도에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공직자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도 분향소를 찾고 있지만, 고인의 생전 과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탓인지 지역에 따라 추모에 대한 온도 차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빈소가 있는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먼저 분향소가 설치된 대구에는 전날부터 많은 조문객이 몰렸다.
마스크를 착용한 조문객들은 영정 아래 헌화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한동안 고개를 떨군 채 들지 못하는 한 시민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장례가 끝나는 오는 30일까지 매일 오전 7시∼오후 9시 폭넓게 추모객을 받을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추모 기간 중 누리집에 근조 배너를 게시하고 각종 행사는 검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범시민적 애도,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간부 공무원 노태우 전 대통령 분향소 조문 |
이시종 충북지사는 분향소를 일반에 공개하기 전 간부 공무원들과 먼저 조문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조문을 희망하는 도민에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분향소를 마련했다"며 "분향소 운영 소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직 소수의 조문객만 다녀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도는 청사 내부에 분향소를 차리지는 않았지만, 조기를 게양하고 누리집에 '온라인 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시도 중 일부는 주민 여론 등에 따라 추후 분향소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분향소가 설치돼 온 국민의 애도 물결이 이어진 노무현·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조기 게양 안 한 광주시 |
남대진 군산환경운동연합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광주나 전남도 같은 의견이겠지만, 조기 게양이나 분양소 설치를 떠나 국가장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아무리 공이 있다고 해도 민주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학살하는 데 동참한 이에 대한 예우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인에 대한 예우와 별개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희생에 대한 책임, 미완의 진실에 대한 유감 등이 이러한 결정의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와 전남지역 경찰, 소방, 법원·검찰청 등 다른 공공기관도 조기를 게양하지 않거나 뒤늦게 내걸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공공기관이나 자치단체에 조기 게양과 분향소 설치를 독려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과오로 국가장 결정이 온당치 않다는 지적이 일자, 여러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조정호 전창해 이해용 고성식 김상연 장아름 우영식 김준호 허광무 김인유 한무선 박정헌 정경재)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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