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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김선호에게 듣고싶은 말이 뭔가요?[연예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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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김선호. 사진|tvN `갯마을 차차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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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기레기'가 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하지만 최대한 그 길을 가지 않고자 안간힘을 쓰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기자에 불과하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연예 이슈에 대해 취재하고 기사로 작성하는 게 기자의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기사를 가장한 '견해'를 내볼까 한다.

최근 연예가를 잠식한 이슈는 배우 김선호의 사생활 스캔들이다. 그의 전 여자친구가 익명으로 폭로한 커뮤니티 글에서 시작된 파장은 결국 김선호는 물론, 글을 올린 전 여자친구(이하 전 여친) 당사자의 실명까지 공개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갔는데, 연인 사이의 은밀하고도 아픈 연애사가 낱낱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진흙탕 싸움이 아닌 김선호의 석고대죄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김선호가 사과했고 전 여친은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한창 대세 가도를 달리던 김선호는 이미지에 큰 흠집이 났고, 그 결과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 KBS2 '1박2일'에서 불미스럽게 하차한 데 이어 광고가에서도 줄줄이 '손절' 당했다. 여기까지는 스캔들에 휩싸인 여타 연예인들이 걸어온 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후 전개 양상이 심상치 않다. 김선호와 전 여친 사이 있었던 '그 일'을 의미하는 자극적인 키워드가 인터넷에 도배되는 것까지는 이바닥 생태계의 비일비재한 흐름이니 그렇다 쳐도, 김선호의 지인임을 주장하면서도 그 정체가 불분명한 누리꾼이 소속사의 만행(?)을 폭로하겠다 나섰다가 잘못된 팩트를 들고 나온 게 드러나며 종적을 감추는가 하면, 김선호 지인이 제공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전 여자친구의 실체를 폭로한 매체의 기사 속 등장하는 미역국 에피소드가 김선호의 과거 '1박2일' 속 발언과 엮이면서 김선호에게 뜬금없는 해명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자신이 김선호의 대학 동기라는 사실을 졸업앨범 및 함께 찍은 사진 등을 통해 인증하는 누리꾼들이 김선호의 인성을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글을 커뮤니티를 통해 쏟아내면서 김선호를 둘러싼 수많은 설(說)이 인터넷을 부유하고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다.

조금은 뒤늦은 행보였다지만, 김선호가 전 여친에게 사과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사태를 수습해가던 과정에 다시 불을 지핀 건 결국 한 언론사의 자극적 보도였다. 김선호 지인과 전 여친 지인 취재를 통한 나름의 '팩트' 공개라는 판단을 했겠지만, 보도 내용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고 결국 불필요한 이슈의 재생산만을 낳았다. 지극한 사생활과 사적 대화가 공개된 것인 만큼 김선호가 응답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무리한 입장 표명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선호가 전 여친에게 준 상처와(잘못이라고 할 부분인지는 판단 보류하겠다. 연인 사이 잘잘못을 당사자 아닌 이들이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니) 별개로, 계속되는 사생활 이슈는 김선호를 위한다는 불필요한 선의이거나, 혹은 맘에 안들었던 그를 깎아 내리려는 작정으로 나대는 이들에 의한 것일 뿐. 이 내용을 김선호가 일일이 해명하고 설명하고 대중을 납득시킬 이유는 없다.

그놈의 '미역국'만 해도 그렇다. 김선호가 전 여친을 위해 끓여줬건, 예능에서 발언한 것처럼 그의 어머니의 생신이라 끓여드렸건 그것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팩트일까. 예능에서의 발언이 혹시 거짓이었던 건 아닌지 '검증'하기 위함이라 해도, 이는 도를 넘어선 요구다. 만약 두 사람 모두에게 끓여준 것이라면 어쩔텐가.

전 여친의 실체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김선호가 전 여친이 사치가 심해 실은 많이 힘들었고, 전 여친의 거짓말에 지쳐 이별을 택한 거였다고, 그 과정에서 둘만의 슬픈 일이 있었다고 고해성사라도 해야 하는 건가. 이 상황에서 김선호가 응답도 하지 않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다.

김선호를 안다는 지인들은 이토록 코너에 몰린 김선호를 위해 무언가라도 하고 싶어 나서는 것이겠으나, 좋은 이야기도 계속 들으면 지겹다 했다. 그런데 김선호로서는 아무리 미담이나 폭로를 막고 싶어도 이미 둑이 터질대로 터져 막을 길은 딱히 없어 보인다. 어쩌면 (연기톤으로) "제발 그만 좀 하시라고요"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겠으나, 그는 팔다리가 줄에 묶인 마리오네트가 돼 여론의 온도에 따라 움직여지고 있을 뿐이다.

연예인이 광의에서 '공인'이라지만, 이런 극한의 사생활에 대해 답할 이유는 없다. 대중의 알권리에 앞서는 게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다. 연예인들에게 소위 '연예인세'가 부과된다고 하지만 지금의 것은 너무 과하다.

김선호의 사과문이 두루뭉술하다고? 지각 대처 이후에도 대응이 최악이라고? 글쎄다. 김선호에게, 김선호 측에 원하는 게 YES or NO라면 그는 이미 할 말을 다 했다. 오히려 묻고 싶다. 행간을 보면 모르겠는지. 김선호에 답을 요구하고 있는 당신이 만약 같은 요구를 받는다면, 당신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김선호라는 배우에 대한 호불호의 감정을 갖고 있지 않던 한 개인이지만, 이 말은 전하고 싶다. '파렴치한이 돼버린 김선호씨,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자신을 지키세요'라고.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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