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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유오성, 29년차 악역의 대가 "난 가성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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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오성은 자신을 `가성비 배우`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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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유오성은 KBS2 '너도 인간이니?' 서종길, KBS2 '장사의 신 - 객주 2015' 길소개, SBS '신의' 기철 등 안방극장에서 악역을 자주 했다. 그럼에도 매번 결이 다른 독보적 악역 연기를 보여준 비결에 대해 유오성은 "가성비가 좋아서 그럴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에서) 제가 혼자서 다 싸워요. 이 사람, 저 사람이랑 다 싸우는데 그러면 다른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혼자서 다 하니까 가성비가 좋아요. 또 생김새가 거칠게 생겼잖아요. 하하. 영상이라는 게 픽션이고 허구입니다. 고도의 거짓말인데 객관화시켜 (관객들에) 인물을 소개하는 과정이니까 저는 반대 크기 만큼 숙성 되어있어야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에선 안타고니스트(주인공에 대적하는 인물)로, 현실에선 반듯하게 인생 똑바로 살고 있구나 생각해요."

악역의 대가로 팁이 있는지 묻자 유오성은 "역할이 악역인지 선한 역인지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서 "영화도 그렇고 방송도 작업은 3차원에서 하고 결과는 2차원에서 나온다. 앙상블을 만드는 게 기본이다. 예를 들면 '검은 태양'에서 한지혁과 백모사가 닮았다는 시그널로 상처가 있었다. 원래는 한지혁과 같은 얼굴 부위에 생기는 설정이었는데 메인 캐릭터와 (상처 부위가) 중첩이 되면 임팩트가 떨어지니 손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는 빌런이라는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배우는 감정으로 전달하는 거지만 그 전에는 (연기 준비를 할 때) 이성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최초의 관객이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색이 있는데 내가 다른 색을 넣으면 전체 그림이 망가진다"며 악역 연기 역시 감독의 디렉션에 잘 따르면 된다고 연기의 교본같은 답을 더했다.

'검은 태양'을 찍으며 코로나19 시국이라 배우들, 스태프들과 많이 모이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유오성은 "촬영 때 말고는 만나지 못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도 마스크를 쓰고 찍더라. 촬영이 끝나고도 몇년 전처럼 종방연, 뒤풀이도 없었다. '수고했다'고 말할 자리도 없어 낯설었다"고 코로나가 바꿔놓은 생경한 풍경을 전했다.

그런 가운데 유오성은 함께 촬영한 단역 배우들과 밥을 먹는 등 챙기기도 했다. 유오성은 "백모사가 조력자가 없는 빌런 아니냐. 조직원들과 대사도 없고 다음 화에 조직원들도 바뀌어 있고 그랬다. 그래서 조직원들 데리고 밥 먹으러 가기도 했다. 저도 연극 무대를 거친 사람이라 아는데 역할이 작으면 현장에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촬영)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짠하더라"며 애정을 보였다.

한지혁(남궁민 분)과 백모사의 팽팽하고 불꽃 튀는 대립은 시청자들에게 긴장감 넘치는 볼거리였다. 유오성은 "(후배들과) 같이 연기하면 '유오성에 기 안눌리고 잘한다'고 하는데 같이 연기하는 건데 이기고 지는 기싸움 같은게 어디 있겠나. 그저 집중하고 연기에 충실하는 거다. 남궁민은 연기에 충실하기 위해 하루에 8끼 먹으면서 운동하고 벌크업을 했다더라. 그 자체가 벌써 연기를 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대단한 것이다"라고 추켜세웠다.

유오성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영화 '친구'를 보고 자란 많은 후배 배우들에게 유오성은 롤모델이자 우상이다. 유오성은 "남자 배우들에게는 누아르나 액션에 대한 로망이 있다. '친구'라는 영화가 각인되어 있으니 그럴 수 있다"면서 "장천우 역을 맡은 정문성은 나와 연기할 때 NG를 내더라. NG야 낼 수 있는건데 '제가 웬만해서 안그러는데 많이 긴장했습니다'라고 하더라. 이유를 물으니 자기가 연극하던 시절 (우상이었던) 사람과 연기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했다. 그래서 영광은 무슨, 배우는 배우일뿐 선후배 없이 똑같다고 해줬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러면서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책임감도 생기고 배우 활동 열심히 했구나 싶다"며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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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인 유오성은 후배들에게 `기본`을 강조했다. 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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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0일 개봉하는 영화 '강릉' 트레일러 등을 보면 '친구'와 비슷한 누아르 분위기가 흐른다. 이에 대해 묻자 유오성은 "'친구'를 많이 아시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이 '친구'에서 제가 많이 싸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패싸움 한 번 한다. 극장 놀러갔다가 괴롭히는 애들 만나 패싸움 하는 것 한번인데 잘하게 나온다. 이번 '강릉'에서는 두 번 싸운다. 액션팀 안써도 되니 가성비 배우"라고 또 한번 장난스레 덧붙였다.

유오성은 아내 사랑이 지극하기로도 유명하다. 과거 방송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아내 생일에 맞춰 프러포즈한 이야기나 매년 결혼기념일에 커플링을 선물한 이야기 등으로 로맨티스트로 각인됐다. 유오성은 "남자는 남자로 살다가 아버지로 죽는거고 여자는 여자로 살다가 엄마로 살다가 여자로 다시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난한 연극쟁이와 결혼해 애들 잘 길려줘서 감사하다. 집사람은 절대적이다"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첫째가 22살이 됐다. 전 친구같은 아버지다"라고도 했다.

1992년 연극으로 데뷔한 유오성은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유오성은 "배우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후배들이 촬영 현장에서) 낯설어 쭈뼛거리는 모습을 보면 옛 생각도 난다. '해보니까 버티는 싸움같더라'는 말도 해준다. 아직 기회가 없을 뿐이지 기회가 오면 잘해낼 친구들일테니까. 내가 하는 부분에 대해 감사할 줄 알고 잘 해내야 한다. 역할이 작다고 비교하지 말라고도 한다. 본립도생(本立道生), 근본이 굳건하게 서있으면 살아갈 방법이 생긴다는 말이다. 배우는 연기를,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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