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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오월단체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국립묘지 안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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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989년 교황 요한바오로2세 방한 행사에 참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 모습. 국가기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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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6일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사과하거나 진실을 밝히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이 신군부 핵심으로 5·18의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데도 생전에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또 “5·18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끝내 진상을 밝히지 않고 사망해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2011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과 관련해 변명으로 일관해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노 전 대통령은 1980년 수도경비사령관을 맡아 국군 보안사령관인 전두환씨와 함께 신군부 핵심 역할을 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 전 대통령, 계엄사령관 이희성, 육군참모차장 황영시, 정호용 특전사령관 등 신군부 핵심 5명에 대해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5·18 역사적 현장인 광주에선 개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고인의 책임을 엄중하게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들 재헌씨가 노씨를 대신해 광주를 여러 차례 방문해 사죄의 뜻을 전하면서 한때 용서와 화해의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이후 재헌 씨의 석연찮은 행보에 5월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며 “국립묘지 안장을 위한 보여주기식 반성 쇼”라고 규정했다.

5·18관계자들은 재헌씨에게 5·18을 왜곡한 노씨의 회고록을 수정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관련 자료 제출 등 진상 규명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김형미 5월 어머니집 사무총장은 “노태우 정권 시설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규정했던 것은 의미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의 시각에서 보면 학살 주범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5·18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는 성명을 내고 국립묘지 안장 반대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본인의 사죄는 물론 진상규명 관련 고백과 기록물 공개도, 왜곡·조작된 회고록 교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끝까지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며 “우리 사회는 재포장된 군부 독재의 역사가 아닌, 5·18에 대한 진상규명을 다시 조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오섭(광주 북구갑)·윤영덕(광주 동구남구갑)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월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장의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은 안된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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