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 12.12 및 5.18 선고공판에 출석한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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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고를 듣고 말없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26일 오후 연합뉴스를 통해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이순자 여사에게 접하고 아무 말씀을 하지 않은 채 눈물만 지으셨다고 한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별도의 애도 메시지를 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를 조문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인 전 전 대통령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1월5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노태우 차기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새해 인사를 나누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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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 전직 대통령은 일생 내내 길고도 질긴 인연을 맺어왔다. 노 전 대통령은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을 시작으로 대통령경호실 작전차장보, 보안사령관 등 전 전 대통령이 거쳐 간 자리를 이어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쿠데타로 전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후 2인자로 자리매김했고, 전 전 대통령에 이어 13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후 두 전직 대통령은 12·12 쿠데타와 비자금 사건 등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5년 11월16일과 같은해 12월3일 나란히 구속돼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의 중형을 각각 선고받았지만 같은 해 12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은 먼저 검찰 소환에 응해 구속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노태우가 일을 그르쳤어. 그렇게 쉽게 검찰에 가는 것이 아닌데 끝까지 버텼어야지"라며 "노씨 및 부인 김옥숙씨가 대통령과 영부인이 된 뒤 사람이 확 달라져 버린 것을 보고 친구나 동기에게 후임 자리를 물려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그들(5공 측 인사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면 대통령이 아니라 독재자라는 것이 나의 철학이었다. 그런 인식 차이로 인해 전임자는 나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면서 서운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미안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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