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여친 안 만나준다고 집 찾아간 60대 男, 체포 …스토킹처벌법 적용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사진=뉴시스

헤어진 여자친구가 만나주지 않는다며 한 시간 간격으로 집에 두 번 찾아가고 반복해서 전화하고 문자를 보낸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최근 시행된 일명 '스토킹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계획이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전날 저녁 11시30분쯤 서대문구의 한 빌라에서 스토킹 혐의로 62살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8년 동안 사귀었다가 헤어진 여자친구 B씨(59세)가 전화를 받지 않고 만나주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B씨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체포되기 한시간 전인 밤 10시쯤에도 B씨의 집을 찾아 현관문을 발로 차고 수차례 전화하며 문자를 보냈다.

당시 B씨는 A씨를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 "B씨 집을 반복해 찾아오면 새로 시행된 스토킹 처벌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A씨는 같은 날 저녁 11시쯤 술에 취해 B씨의 집에 다시 찾아갔다. 경찰은 A씨 행위에 스토킹 범죄 처벌 핵심 요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A씨를 B씨와 분리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또 피해자와 피해자 집 등에서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 1호와 전화나 문자를 못하게 하는 긴급응급조치 2호도 내렸다.

경찰은 현행범 체포한 A씨를 유치장에 수감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A씨는 술에서 아직 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술에서 깨면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피해자는 A씨 처벌 의사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해자 조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처벌을 원한다는 현장 진술을 확보했다"며 "스토킹처벌법 적용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밝혔다. 지난 21일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에는 반의사불벌 조항이 포함돼 피해자에 처벌 의사가 없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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