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한국 자화상' 지적한 文대통령, "자화자찬"에 국민 위로는 글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25.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입니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지적한 대한민국의 현재 문제점들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분부터 36분간 연설을 했는데, 위 5문장을 얘기하는 1분 정도를 제외하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성과를 강조했다. K-방역과 확장적 재정을 내세우며 '위기극복'와 '경제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코로나19(COVID-19)로 대한민국이 2년째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겪고있는데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장동 의혹' 사건을 비롯해 그동안 국내적으로 이슈가 됐던 여러 사회문제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이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 역시 '사과' 메시지 없이 원론적으로만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10.25.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예산안 시정연설이란 게 정부가 짠 예산을 법정시한내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에 당부하는 대통령의 특별한 연설이지만, 국정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날 시정연설은 문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시정연설이다.

많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진심이 담긴 위로의 메시지 등을 듣고 싶었을건데,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등 야권을 중심으론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한민국 자화상'이 문재인 정부에서 더욱 심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어떻게 여섯 번의 시정연설,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까지도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댈 수 있는가"라며 "임기 내내 국가적 위기의 연속이라고 했지만 위기의 절반 이상은 정권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물가를 하늘 끝까지 올리고 정책 구멍을 현금 살포로 메꿔 1000조원이 넘는 국가채무를 야기했다"며 "곳곳에서 새고 있는 예산에는 흔한 사과 한마디 없었고 재정관리계획에는 함구했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지금 국민이 가장 분노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이 없다"며 "기울어진 수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은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수용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데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25.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권은 이런 국민의힘을 향해 협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022년 예산안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예산이자 다음 정부 첫 예산으로 어느 때보다 여야의 예산 협치가 필요하다"며 "그런데 대통령의 국회 존중에 피케팅과 샤우팅으로 반응한 국민의힘의 부적절한 행동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은 일상의 완전한 복귀, 민생 경제의 회복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고 모두가 회복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포용적 회복'도 필요하다"며 "2022년 예산안에는 이런 국민의 염원을 반영한 문재인 정부의 철학이 담겼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시종일관 국회와 여야 의원들을 치켜세우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주셨다. 매년 예산안을 원만히 처리하고 6번의 추경을 신속히 통과시켜 주셨다"며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민생법안들도 적잖이 통과됐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나갈땐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라'는 피켓을 든 국민의힘 의원들쪽 통로로 퇴장하며 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