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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돈 못 받고 손님 보내"…KT 인터넷 먹통, 점심장사 날린 자영업자들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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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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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KT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25일 서울 시내 한 카페 키오스크에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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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점심시간이라 배달 일거리 다 놓쳤습니다."

"현금도 없고, 계좌이체도 안 되는 손님들은 연락처만 받아두고 그냥 보냈네요."

오늘(25일) 오전 11시쯤 KT인터넷이 마비되면서 점심시간을 앞두고 발생한 서비스 장애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KT에 따르면 오전 11시 20분쯤부터 KT의 유·무선 인터넷 망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검색부터 증권거래시스템, 상점 결제시스템 이용 등 KT인터넷 전반에 걸쳐 서비스가 불통됐다. 오후 12시쯤 일부 정상화됐지만, 일상에 혼란을 겪은 가입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학생이라는 한 누리꾼은 "줌(ZOOM)으로 온라인 수업 중이었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안 돼서 노트북이 고장난 줄 알았다"며 "친구들이 수업창에서 줄줄이 나갔다. 결국 수업이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주차장 정산시스템도 먹통이라서 빠져나가려는 차가 줄을 이었다"며 "주차 관리인이 따로 정산 받고 문을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에 차질을 빚는 등 자영업자들의 손해가 눈에 띈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커뮤니티에는 이날 KT인터넷 마비로 불편을 겪었다는 불만 섞인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하필 점심시간인데 인터넷이 안 돼서 배달 일거리 다 날렸다", "피씨방 손님들이 다 떠났다. 공중으로 사라진 게임 아이템 물어내라고 난리도 아니다", "자영업 너무 힘들다", "오늘 매출 다 날렸다" 등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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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포스 단말기를 사용하는 일부 상점에서도 기계가 먹통됐다. 한 누리꾼은 "현금도 없고 계좌이체도 안된다는 손님들이 있어서, 돈 못 받고 몇 팀이나 연락처만 받아두고 보냈다"며 "돈은 못 받는다고 봐야한다"고 하소연 했다. KT 인터넷 서비스 장애로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뱅킹조차 불가능했던 걸로 보인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한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던 직장인 A씨(28)는 "카드 결제가 안 돼서 현금으로 지불했다"며 "현금이 없으면 계좌이체를 받았는데, 뒤에 어떤 손님은 계좌이체도 안 된다고 발을 동동 구르더라"고 설명했다.

아예 손님들에게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게도 있었다. 이날 12시쯤 서울 마포구 한 카페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는 "음료 주문하러 갔는데 결제하려고 하니 직원이 '포스기 결제시스템이 먹통이라 안된다. 그냥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다'고 하더라"며 "QR체크도 안 되는 상황이라 수기 출입자 명부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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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12시쯤 서울 마포구 한 카페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는 "결제하려고 하니 직원이 '포스기 결제시스템이 먹통이라 안된다. 그냥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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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주문과 결제가 되더라도 주문이 밀린 탓에 배달이 지연되기도 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임모씨는 식사시간에 배달이 몰리는 것을 감안해 조금 이른 이날 오전 11시10분쯤 음식을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한지 1시간이 지나도록 음식을 받지 못했다.

그는 "가게에 문의했더니 'KT 인터넷망 장애로 라이더가 늦게 잡혀 음식도 늦어졌다. 죄송하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점심시간이 오후 1시까지였는데 끝나기 15분전 쯤에 음식이 와 허겁지겁 먹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이번 네트워크 장애가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지만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설정)로 잠정 결론이 났다.

KT는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지만,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임현정 기자 lhjbora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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