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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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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수석 "문대통령, 누리호 연설 직접 수정…'연구진 사기'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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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the300]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글 올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궤도 안착 실패가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도 누리호 발사의 성취를 최대한 부각한 연설을 결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22)' 게시글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누리호 발사를 참관하던 당시의 일화를 이같이 전했다. 박 수석은 "이날(21일) 누리호의 비행시험 종료 후 데이터 분석을 기다리는 중, 과학기술보좌관은 현장에서 올라온 '궤도 안착 실패 예상' 소식을 대통령께 보고 드렸고, 미리 준비한 연설문 (부분성공 버전과, 비정상 비행 버전)을 바탕으로 수정 검토를 시작했다"며 "대통령은 '비록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을 궤도에 안착 시키지는 못했으나 1, 2단 연소와 분리, 페어링까지 다 성공했으니 과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취를 최대한 축하하는 연설문으로 작성하겠다'라며 직접 연설문을 수정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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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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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통령은 '위성 속도가 충분하지 못했지만 위성의 목표 고도를 성취한 것은 국민께 알려야 한다'라고 하며, '발사체를 (1,2,3단을 통해) 고도 700km까지 도달시킨 것은 대단한 성취'라는 문장으로 직접 수정한 대국민 메시지를 현장에서 전달했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이)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우리가 이룬 성취를 국민들께 잘 전달하고 연구진들의 사기를 북돋워 드리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전했다.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날아오른 누리호는 최종 목표였던 위성 모사체(더미)의 궤도 안착은 실패했지만, 1.5t 더미를 700㎞ 이상 저궤도까지 견인했다.

박 수석은 '지축을 올린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로 시작하는 3월25일 누리호 1차 3단 최종연소시험 관련 SNS 메시지도 문 대통령이 초안을 기내에서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날 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대통령의 누리호 발사 현장 참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2호기 안에서 수행 참모들은 안도와 피곤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과학기술보좌관에게 대통령의 친필 메모가 전달됐다"며 "SNS 메시지 초안을 대통령이 기내에서 직접 작성하여 과기보좌관에게 의견을 물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구진과 참여기업에 대한 격려, 발사체 기술 확보의 의의를 담담히 담아낸 글"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우주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한편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3월25일 누리호 관련 연설문 중 '이제 누리호는 10월이면 위성 모사체인 더미 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가게 됩니다'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도 설명했다. 과기보좌관이 연설문에서 '더미 위성' 문구를 삭제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지만 문 대통령이 "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목적으로 하는 1차 발사에서는 고가의 실제 위성이 아닌 더미 위성을 싣는 것을 알려드려야 한다"며 오히려 과기 보좌관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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