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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짧지만 강렬했다 ['검은 태양'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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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남궁민 김지은 유오성 / 사진=MBC 검은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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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짧았지만 강렬했던 '검은 태양'이 막을 내렸다. MBC 드라마 부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묵묵히 자신만의 역사를 써내려간 '검은 태양'이다.

23일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극본 박석호·연출 김성용)이 종영했다. '검은 태양'은 일 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 한지혁(남궁민)이 기억을 잃은 채 조직으로 복귀한 후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와 거대 음모의 실체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서는 테러를 계획한 백모사(유오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충원 추모식 도중 터진 EMP 폭탄은 모든 통신장비를 마비시켰다. 이후 백모사는 은행 데이터센터로 가 직원들을 인질로 붙잡았다. 그는 한지혁에게 전화를 걸어 폭탄 설치 사실을 알렸다.

한지혁은 백모사를 막기 위해 그와 마주했다. 그 시각 유제이(김지은)는 은행 직원으로 위장해 스스로 인질이 됐다. 아버지 백모사의 부성애를 조금이라도 자극하려는 의도였다.

뒤늦게 김지은이 인질로 붙잡힌 사실을 알게 된 백모사는 혼돈에 빠졌고, 이를 틈타 한지혁이 기폭장치를 빼앗았다. 백모사는 딸을 살리기 위해 기폭장치가 폭탄을 멈추게 하는 장치라고 고백했다. 이에 인명피해는 막았지만 한지혁에게 총상을 입은 백모사는 사망했다.

이후 한지혁은 국정원 내부 조직인 상무회가 정치에 개입, 국민 감시, 여론을 통제해왔다는 비밀을 국민에게 알렸다. 백모사와의 대치 당시 총상을 입었던 그는 의식을 잃었지만 곧 깨어나며 다시 요원의 삶으로 되돌아갔다.

그간 MBC는 드라마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지난해부터 월화극, 수목극 시청률은 모두 저조했으며, 그중 시청률 5%를 넘은 것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전부였다.

이런 상황 속 구원투수로 등장한 '검은 태양'은 개성 강한 연출, 서사,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을 무기로 내세웠다. 먼저 액션물 '검은 태양'은 화려한 액션 등을 영리하게 활용했다. 적나라한 액션 장면과 고문 장면들은 현실감 있게 표현돼 몰입감을 높였다. 이를 위해 19금 편성이란 장치도 적재적소에 사용됐다.

국정원을 소재로 한 서사 역시 제대로 통했다. '검은 태양'은 국정원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제작됐다. 이를 바탕으로 국정원을 직접 옮겨다 놓은 듯한 장소, 인물들이 현실감을 더했다. 여기에 사회적 이슈까지 끌어왔다. 간첩조작사건, 딥페이크 등의 이야기까지 담아내며 지루할 틈 없는 서사를 구축했다.

주연 남궁민의 열연도 강렬했다. 작품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식단 관리와 트레이닝을 돌입한 그는 인간병기로 변신했다. 그의 노력은 작품 속에서 빛을 발했다.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예 김지은 역시 물불 가리지 않는 액션,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 연기를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통 16부작으로 편성되는 미니시리즈와 달리 '검은 태양'은 12부작으로 마무리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룬 성과는 너무나도 많다. 장기간의 드라마 부진을 이겨냈으며 MBC 드라마의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이 됐다. 시청률 반등의 기회도 마련했다. '검은 태양'은 최고 시청률 9.8%, 최종회 시청률 8.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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