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홀과 하나금융그룹 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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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우승컵이 하나금융그룹 건물 앞에 놓였다.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7208야드)에서 진행 중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우승 상금 2억원) 이야기다.
대회장 후반 9홀 근처에는 하나금융그룹의 두 건물이 자리했다. 클럽하우스에서도 보일 정도로 웅장하다. 한 건물은 직원들이, 다른 한 건물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선수들은 1번 홀(파5)부터 18번 홀(파4)까지 이 건물들과 함께한다. 우승에 가까워져 올수록 커진다. 흡사 성배를 찾아 떠나는 원정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 같은 발상을 해냈다. 다른 골프 대회에서는 오스트랄아시아와 미국 코스를 사용한다. 이 대회는 미국 코스 대신 건물과 가까운 유럽 코스를 넣었다.
그리곤 대회 전 포토콜 행사에서 해당 건물에 선수들을 데려가 골프장 풍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이디어가 좋았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난 모험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징어 게임 설계자와 참가자의 관계다. 아름다운 설계일수록 참가자는 고난을 느낀다.
전날 밤 코스 세팅을 기준으로 보면 8번 홀(파4)은 더블 보기 지옥이다. 무려 9개의 더블 보기가 나오면서 두 번째로 어려운 홀이 됐다.
가장 어려운 홀은 15번 홀(파4)이다. 버디는 단 두 명, 더블 보기는 4명, 트리플 보기와 그 이상이 한 명씩 나왔다.
우승컵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18번 홀(파4)은 전체 홀 중에서 3번째로 어렵다. 전날 밤 단 두 명의 선수만이 버디를 기록했다. 이 홀은 퍼트 난도도 3번째로 어려웠다.
쉽지 않은 모험이다. 전날 밤 이태훈(캐나다)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으며 선두에 올랐다. 사흘 합계 16언더파 197타다. 2위 문도엽(30·사흘 합계 14언더파 199타)과는 두 타 차, 3위 김민규(20·사흘 합계 13언더파 200타)와는 3타 차다. 공동 4위(허인회, 유송규·사흘 합계 8언더파 205타) 등 이하 선수들과는 8타 이상 벌어졌다.
선두인 이태훈은 3라운드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깃대 위치가 까다로웠다. 내일은 더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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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24일)은 최종 4라운드가 진행된다. 우승자는 건물 앞에 놓인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이 세리모니는 여러 의미가 있다. 우승도 있지만, 하나금융그룹의 새 출발을 내포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하반기 HQ(본사)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옮기기 위한 첫 삽을 뜬다. 상당한 규모다.
일부 인원을 제외한 약 2800여명이 2025년 상반기, 이곳에 둥지를 튼다. 둥지 이름은 '하나드림타운' 이다.
인천=이동훈 기자 ldhliv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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