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유승민 "朴사면, 문대통령이 안하면 내가 임기초에 할 것"

"尹·李 본선서 붙으면 볼만할 것…대선 후보 되면 대장동 특검 총력"

"경선룰, 당에서 정하는 대로…경선 뒤엔 승복과 포용 중요"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유승민 전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10.22 toadboy@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22일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윤석열이라는 사람을 시켜서, 두 명씩이나 수감시킨 문재인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하지 않을 경우 당선되면 사면할 것이냐는 질문에 "임기 초에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 하고 사면을 하면서 정치보복(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구 출신이면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대구·경북(TK)에서 고전해온 그는 1곳을 뺀 이 지역의모든 당협을 샅샅이 훑으며 TK의 마음을 열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그는 "TK가 막판에 나를 위해 확 바뀔까 아닐까가 굉장히 궁금하다"며 "당원 쪽에 변화가 있어야 1등을 할 수 있다. 당원 쪽의 변화라는 게 결국은 TK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여론조사에서 변화를 감지한다며 막판 '골든크로스'를 자신했다.

새 헤어스타일에 관해 묻자 쑥스러운 듯 뒤통수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이발소만 고집하면 꼰대 소리 듣는다고 하도 잔소리들을 해서, 난생처음 미용실도 가고 염색도 해봤다"면서 "흰머리가 조금 있는 옛날 꼰대 모습도 나쁘지는 않은데…"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책전문가'를 자임하는 그의 사무실 안은 각종 전문 서적과 서류 더미로 가득했다.

다음은 유 후보와의 일문일답.

--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는.

▲ 사면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 임기 내에 매듭을 풀고 갈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 본인이 윤석열이라는 사람을 시켜서 전직 대통령을 두 명씩이나 수감을 시켜놨다. 사면은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 문 대통령이 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초에 단행하겠나.

▲ 임기 초 국민한테 솔직하게 설명부터 해야 한다. 박근혜 이명박 두 분 전직 대통령이 어떤 죄목으로 감옥에 있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사면을 하면서, 정권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보복'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분명하게 생각을 밝힐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장동 의혹 실체를 밝힐 수 있다고 보나.

▲ 실체는 특검이 밝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 후보 본인의 비리가 드러나느냐 마느냐가 핵심이다.

-- 이 후보가 알았다고 보나.

▲ 대장동의 구조를 보면 모를 수가 없다. 이 후보같이 아주 똑똑한 사람이 결재를 그렇게 자주, 많이 하면서 이 구조에서 누가 돈을 가져가는지를 모를 수가 없다.

-- 현 정권이 임기 내 특검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만무하다고 본다. 이 정권은 국정농단 특검을 하고, 대선 때 쉽게 이기는 경험을 했다. 반대로 '드루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검에 대해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뭔가는 해내지 않았나. 특검이라는 것은 어디로 튈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무서워서 못 하는 것이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유승민 전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10.22 toadboy@yna.co.kr (끝)

-- 윤석열 경선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 가족 문제 등이 리스크로 거론된다. 본선에 진출한다면 대선정국에 타격이 있을까.

▲ 민주당이 윤 후보에 대해서는 지금 공격거리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나. 고발사주 의혹은 관련 수사에서 직접 연관이 있는 증거가 나오면 윤 후보도 곤란해질 것이다. 윤 후보가 조국 전 장관 수사를 할 때만 해도 우리는 그의 부인이 누군지도 몰랐고, 이렇게 흠결이 많은 후보인지도 모르지 않았나.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 대통령을 혼내줄지 잘 모르겠다. 문 대통령이 임명했던 사람이잖냐. 윤 후보가 되면 지금 우리 당이 원하듯이 문재인 정권 청산을 제대로 할지 잘 모르겠다.

-- 윤 후보나 이 후보 둘 다 불안하다고 보나.

▲ 두 사람이 다 후보가 되어서 붙으면 볼만할 것이다. 대선에서 대통령의 도덕성, 품격, 자격 이런 것은 둘이 도긴개긴이니까 후보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진영 싸움만 남는 선거가 될 것이다.

-- 두 사람을 정책역량이나 능력 경륜으로 비교한다면.

▲ 이 후보가 훨씬 경험이 많다. 윤 후보는 검찰 경력을 이야기하지만, 판·검사들은 법전에 갇혀 산다. 변화를 위해서는 법도 바뀌어야 한다는 개념이 잘 없다. 하지만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맞춰 법을 어떻게 바꿀지를 고민하는 게 정치인이다. 윤 후보가 토론에서 해고 문제와 관련해 '그건 법정에 가면 진짜 어렵다'는 식으로 답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했다.

-- 본경선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달 내 '골든 크로스' 가능할까.

▲ 아직 토론이 많이 남았는데, 일반여론조사는 느낌이 괜찮다. 하지만 당원 쪽에서 변화가 있어야 제가 1등을 할 수 있다. 당원 쪽의 변화라는 게 결국은 TK 쪽이 핵심이다. 정치 경력을 보면 제가 TK에서 1등을 해야 하는데 현재 TK에서 제일 어려운 게 딜레마다.

--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갈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있다.

▲ 그건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해야 한다. 당의 경선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상식선에서 합리적 방법을 찾아주길 바란다.

-- 경선이 끝나면 '원팀'이 가능할까.

▲ 당연하다. 진 사람은 깨끗한 승복, 이긴 사람은 화끈한 포용이 필요하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승복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포용하지 않았다. 이긴 사람은 주변을 전부 포용해야 한다. 특정 캠프 중심으로 당을 장악하고, 그 캠프가 청와대로 가고 한다면 당에는 다시 균열의 씨앗이 생기는 것이다.

--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한 가지를 꼽아본다면.

▲ 1호로 하고 싶은 것은 부동산이다. 취임 초반에 세금 규제 공급 대출을 패키지로 발표하고 5년간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 부동산 정책은 빨리 던져놔야 시장이 반응한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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