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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경제 모르는 군인들이 장악한 미얀마…외국인 투자자들은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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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미얀마 시위대의 모습./제공=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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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정치·경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군부와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의 대립이 격화되는 등 정치적 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화폐가치 급락, 인플레이션, 현금부족 등 경제적 상황이 총체적 위기에 몰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가 처한 상황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겁먹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미얀마 전역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 곳곳에서 반(反)쿠데타 시위와 저항이 이어졌고 민간인에 대한 유혈탄압이 벌어졌다. 소수민족 반군 등이 모여있는 친주(州)를 비롯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돌도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정치 혼란은 경제 혼란으로 이어졌다.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는 이번 회계연도의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이 18%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쿠데타 8개월이 지난 현재 미얀마의 화폐인 짯화의 가치는 60% 넘게 하락했다. 미얀마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최악의 수치다.

한 일본인 투자자는 “큰 문제가 몇 개월마다 계속 발생하면 사업에 치명적이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렵다”며 “과거 미얀마에 대한 투자는 확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불확실성이 투자를 하기엔 너무나도 높은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 진출한 외국기업들도 속속 철수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미얀마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머물렀던 켐핀스키 호텔도 운영을 중단했다. 글로벌 담배업체인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도 올해 말까지 미얀마 내 사업을 모두 접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국·호주·일본·태국 등 10개국의 기업들이 미얀마를 떠났다. 쿠데타 군부는 외국인 투자자 붙잡기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노르웨이 이동통신사 텔레노르의 경우도 사업 매각을 선언해 군부가 현지 시장 철수를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사정부의 아웅 나잉 우 투자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미얀마 상공회의소 연합 회의를 주재한 것도 외국인 투자자를 달래려는 목적에서다. 디플로맷은 군부가 주재한 해당 회의에 미얀마 한국 코참을 비롯해 호주·중국·홍콩·인도·태국 상공회의소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도와는 달리 군부 쿠데타를 강경하게 비판해오고 있는 미국·유럽·영국 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회의는 국영언론에도 공개되지 않았는데 디플로맷은 이것이 군부와 접촉한 기업 참여자들에게 쏟아질 잠재적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또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 대표부 설치를 가장 먼저 허용한 국가인 한국의 기업들로 구성된 미얀마 코참이 군정과의 해당 회의에 참석한 것은 한국 정부에게 당혹감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미얀마 주재 여러 국가들의 상공회의소가 군정과의 투자 회의에 참석한 것은 미얀마 활동가들과 민주진영에 큰 반발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미얀마 시민단체 저스피스포미얀마는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외국 상공회의소들은 불법 테러단체인 군부를 합법화하고 있다”며 한국·중국·호주·인도·태국 상공회의소들이 “미얀마 군부와 그 기업들과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은 군부가 저지른 범죄의 공범들”이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얀마 전문 개발경제학자인 제라드 비싱어도 “군부와의 만남은 ‘만남’이라 하더라도 정치적 행위로 간주되며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미얀마 소비자들이 군부와 만난 기업에 대한 보이콧을 조장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도 문제가 될 것이다. 군부와 네트워킹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에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9월 미얀마 경제 회복 계획(MERP)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군부가 발표한 해당 계획안이 쿠데타로 무너진 민선정부의 경제 계획에서 구조적 개혁을 제외한 모든 내용을 그대로 베낀 ‘표절’이라 지적한다. 민주진영 NUG의 재무장관도 군부의 MERP에 대해 “현실과 동 떨어졌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파가 크지만 미얀마 경제를 파괴한 것은 군부의 쿠데타와 그 결과물들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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