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등 10개국, 모스크바서 탈레반 대표단과 세번째 만나
탈레반, 임시정부 승인·미국의 아프간 자금 동결 해제 요구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러시아가 세 번째로 개최한 이 날 아프가니스탄 국제회의에는 압둘 살람 하나피 아프간 임시정부 제2부총리가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과 러시아·중국·이란 등 10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단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아프가니스탄 국제회의 모습 |
참가국들은 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식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아프간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참가국들은 또 아프간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공중보건·교육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아프간에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시급히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탈레반 정권에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국내외 정책을 유지하고, 특히 이웃 국가들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참가국들은 유엔 주도하에 아프간을 위한 국제지원회의를 조속히 소집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탈레반 대표 하나피 제2부총리는 회담 뒤 언론에 "오늘 회의는 아주 긍정적이었다"면서 "모든 참가국이 아프간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국가가 돼야 한다고 확인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프간 정세는 안정돼 있으며 우리 영토로부터 가깝거나 먼 나라들에 대한 위협이 제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사회가 탈레반 임시 정부를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동시에 미국이 94억 달러에 달하는 아프간 중앙은행 자금에 대한 동결을 해제할 것도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누구도 아프간 영토를 이웃 국가,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이익에 반하는 목적에 이용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탈레반 측에 호소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탈레반 정부가 아프간의 군사·정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취한 노력을 평가한다면서도, "아프간의 항구적 평화 달성 과제는 우선 모든 인종 및 정치 세력의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는 진정으로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아프간 카불 주재 대사관을 유지하면서 탈레반 정권과 지속해서 접촉해 오고 있지만, 아직 탈레반 정권을 공식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탈레반 대표단 |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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