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ACL 결승행' 김기동 감독 "어깨 무거워…좋은 결과 가져오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해안 더비'서 승부차기 끝 울산 제압…12년 만에 결승행

연합뉴스

기자회견 하는 포항 김기동 감독(왼쪽)과 그랜트
[전북 현대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팀으로 결승전을 치르는 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오른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가장 큰 '결승' 관문을 앞에 두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포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4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와 연장전까지 120분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4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포항이 ACL 결승에 진출한 건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김기동 감독은 당시 선수로 포항의 우승을 함께 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 이번에는 사령탑으로 팀을 이끌고 다음 달 23일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결승전에 나선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로서 영광된 자리에 있을 때도 좋았는데, 감독으로 팀을 이끌면서 결승전까지 가게 돼 지금이 좀 더 감정이 북받치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울산이 어려워하는 것들에 대해 전술적인 변화를 줬는데, 선수들이 이해하고 경기에서 잘 해줬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포항은 후반 7분 울산 윤일록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원두재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뒤 후반 44분 그랜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차기에서는 5명의 키커가 모두 킥에 성공해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공교롭게도 포항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울산과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했는데, 지난 아쉬움을 이날 깨끗이 씻었다.

김 감독은 "토너먼트 전에 승부차기를 계속 연습했는데, 작년 경기가 떠오르더라. 당시에 졌기 때문에 오늘은 이기지 않을까 했다. 일부러 그때 빠졌던 (전)민광이도 4번 키커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동해안 더비'에서 강적 울산을 잡은 뒤에는 그가 홍명보 울산 감독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이자 감독님이다. 우리가 이겼지만 예의를 지키려고 했다"며 "홍 감독님이 결승에서 잘하고 오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동아시아 최강자'에 오른 포항은 이제 '서아시아 최강' 알힐랄을 상대해야 한다.

"기쁘기도 하지만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는 김 감독은 "한국 클럽을 대표해서 가는 결승전이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위상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팬보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편'이 되어주는 팬들이다. 즐거울 때 응원해주고 곁에서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승리도 팬들이 멀리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게 원동력이 됐다. 좋은 축구, 포항만의 멋지고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랜트는 "감정이 북받쳐 아직도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며 "준결승에서 울산을 만나면서 정말 큰 경험을 했다.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해줬고, 동점 골을 넣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층 긴장이 풀린 듯한 그는 "동점골에 앞서 크베시치가 올린 크로스를 놓쳐 마음이 무거웠다. 감독님께서 화가 나셨을 것 같았는데, 동점골을 넣어 안심됐다"며 웃고는 "선수로서 이런 골을 넣은 적이 별로 없는데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랜트는 "결승에 진출하게 됐는데, 축구선수 인생에서 자주 찾아오는 기회는 아니다"라며 "경기장에서 남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쏟아부어 원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한국 대표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bo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