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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담배 피우고 식사…시민들 "뭐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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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김성진 기자, 양윤우 기자, 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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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서대문사거리에 집결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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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노동 현장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과 경찰들 사이에 충돌도 있었고, 인근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집회 참가자들 중에서는 마스크를 내리고 식사를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어기는 모습도 보였다.

20일 오후 2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과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에선 서대문역 사거리 인근에서 집회가 열렸다.

오후 1시40분쯤 총파업 본대가 총파업 깃발을 들고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출발했다. 이후 서대문역 사거리에 집결한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각 노조들은 도로를 점유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집합 인원은 경찰 추산 약 1만3000여명 규모다.

앞서 민주노총은 세종대로 일대에 집결하려했으나 경찰 통제에 서대문역 인근으로 장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역에는 차벽 설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로구와 중구 일대 흩어져 있던 조합원들은 오후 1시20분쯤 집행부 지시에 따라 서대문역 일대로 집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과 충돌도 일어났다. 오후 1시50분쯤 광화문역에서 서대문역 쪽으로 이동 중이던 건설노조는 돈의문역사관 건너편 건널목에서 경찰이 길목을 가로막자 거세게 항의했다. 조합원들은 "집회의 자유를 탄압하지 말라"며 "절대 투쟁"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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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사거리에 집결한 조합원들이 어깨가 닿을 거리로 붙어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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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사거리에 집결한 조합원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총파업, 총투쟁 불평등을 철폐하자"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방역을 위해 페이스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일부 조합원들 중엔 방역수칙을 어기는 모습도 보였다. 본 집회가 시작되기 전 거리두기를 유지하지 않은 채 8명 이상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조합원들도 있었고, 집결하기 전 을지로입구 인근에서 20여명의 조합원들이 함께 담배를 피우고 10여명이서 마스크를 벗은채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10여명 이상이 모여 함께 이동하는 걸 발견한 경찰이 "해산하라"며 경고하기도 했으나 조합원들은 "경찰이 모여 있어 되레 방역을 지키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라며 "밀지말라"고 항의했다.

도심에서 집회가 열리면서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던 승객 윤모씨(48)는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자 "내리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주중에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모두에게 피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문역 인근을 지나가던 김모씨(28)는 "집회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점심 먹고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1시간 동안 도로 한복판에 갇혀서 도중에 내려 걸어왔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집회를 고려해 오후 12시30분부터 경복궁역·광화문역·시청역·종각역·안국역 등 6개 역사 무정차 통과를 실시했으며, 안국역은 1시30분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광화문과 시청 인근에서 이동하던 시민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차벽 사이 공간을 비집고 광화문 사거리 건널목을 건너거나 우회해 이동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집회 장소를 지나가던 한 여학생은 "학교 중간고사 시간에 집회 소리가 들렸다"며 "무섭다"고 말했다.

사거리 횡단보도에 앉은 조합원들에 차량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이 하나만 남으며 차량 운전자들 역시 불편을 호소했다. 한 택시기사는 창문을 열고 조합원들을 향해 "뭐 하는거냐"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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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서대문사거리에 집결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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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자영업단체들도 집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만을 위한 행동으로 자영업자와 시민이 피해를 받아선 안 되지 않겠나"라며 "민주노총이 아무 생각 없이 불법 점거한 도로 위에는 우리 사장님들의 가게가 있다"고 말했다.

29개 중대를 투입하고 차벽을 설치한 경찰은 조합원들의 방역수칙 위반 등에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불시에 차단선 밖에서 집결하거나 신고된 인원을 초과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집회가 강행되면 집시법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해산절차를 진행하고 현행범 체포 등으로 대응한다. 또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주동자 등을 사법처리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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