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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대출 규제 역설'로 호실적?…4대 금융 성적표 21일부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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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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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순이익 추이 전망/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상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주요 금융그룹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가 오히려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어 이자이익도 쏠쏠한 덕분이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아 충당금을 덜 쌓은 데다 대출을 까다롭게 취급하면서 건전성도 지킨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그룹이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KB금융에 이어 22일 하나금융지주, 25일 우리금융지주, 26일 신한금융지주가 연달아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4대 금융의 합산 순이익은 4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의 3분기 순이익을 △KB금융 1조1926억원 △신한금융 1조1716억원 △하나금융 8705억원 △우리금융 7505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합산 순이익 예상치는 3조985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4대 금융의 합산 순이익이 3조5512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4340억원(12.22%) 증가한 규모다.

당초 주요 금융그룹이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여파를 뚫고 견조한 실적을 올렸을 때만 해도 올해부터는 '실적 잔치'가 끝날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빗나간 셈이다.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뿐만 아니라 지방금융지주도 두 자리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BNK금융지주 59.6%, JB금융지주 13.8%, DGB금융지주 32.9%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실적의 배경을 '대출 규제의 역설', '코로나의 역설'로 해석한다.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히려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늘었고 기준금리, 시장금리 인상에다 규제로 인한 금리인상 효과까지 있어서다.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수요도 완전히 사그라들진 않았다.

지난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 4.88% 늘었다. 대출 금리도 상한선 없이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3.07~3.62%로 1년 전(2.29~2.75%)에 비해 확연히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42~2.66%에서 2.76~3.15%로 훌쩍 뛰었다.

예금 금리도 올랐지만 대출 금리가 오르는 속도에 못 미쳐 은행이 이자이익을 많이 쌓았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은행 수신 잔액이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중심으로 늘어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 지난해 말 대비 지난달 기준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12.87% 증가했다.

이는 순이자마진(NIM) 방어로도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들은 상반기 IR(기업설명회)를 통해 하반기 NIM을 낙관했다. 실제 요구불예금 증가와 더불어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NIM 개선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연간 NIM 방어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대 금융은 코로나19 첫해인 1년 전보다 충당금을 덜 쌓고 리스크 관리도 한층 강화해 수익성, 건전성 지표도 양호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건전성을 지킨 면도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규제 강화에도 견조한 대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이자이익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며 "연간 이익 증가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대출은 억제해도 기업대출은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전체 대출 성장을 이루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봤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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