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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아세안 압박 통했다"…정치범 풀어주는 미얀마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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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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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얀마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여성이 자신을 기다리던 어머니와 만나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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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외교적 압박에 정치범들을 석방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19일 현지매체를 인용해 미얀마 군부가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했던 정치범 수백명을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인세인 교도소는 낙후된 시설과 비인격적인 처우 등으로 악명 높은 수감시설이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석방된 이들과 그의 가족이 재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석방된 정치범 중에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대변인과 군정을 오랫동안 비판해 온 코미디언 자가나도 포함됐다.

전날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군부에 저항한 혐의로 수감된 총 5636명을 석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발표한 당일 만달레이, 라시오, 메익틸라 등에서 국회의원, 언론인 등 정치범들이 석방됐다. 군부는 이달 말로 예정된 타딩윳 축제(불빛 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들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에 불과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세안이 이달 말 열리는 정상회의에 미얀마 군사정부 지도자의 참석을 배제하기로 결정하자, 군부가 국제적 위상을 재건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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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에서 19일 정치범으로 수감됐다 석방된 한 남성이 가족들과 포옹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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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10개국의 의장국인 브루나이는 오는 26~28일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참석을 불허하기로 했다. 이는 아세안이 소속 국가에 취한 전례 없이 강한 조치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아세안은 그동안 미얀마 군부가 지난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폭력 즉각 중단 등 5개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군부의 이 같은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애초에 이들이 구금된 것이 "터무니없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범 석방은 군부의 심경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1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하고 1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재선거를 실시해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헌법에 따라 다음 총선이 비상사태 해제 뒤 6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라고 했지만, 약속했던 총선 시기는 2023년으로 미뤄졌다. 쿠데타 후 군경의 폭력으로 희생된 시민 수는 1100명을 넘어섰으며, 7355명(18일 기준)이 구금된 상태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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