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문가 톰 웨스트 부특사 후임으로 임명
18일 사임을 발표한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아프간 특사가 지난 5월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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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를 대표해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벌여 왔던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비규환과도 같았던 미국의 아프간 철수 작전에 대한 문책성 교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할릴자드 특사가 자리에서 물러난다”며 “그간의 봉사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CNN은 할릴자드가 블링컨 장관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는데, 여기서 그는 “(미국의) 아프간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는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후임으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부통령이었던 시절부터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톰 웨스트 부특사가 임명됐다.
주요 외신들은 할릴자드의 사임을 혼란스러웠던 미국의 아프간 철군 과정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할릴자드가 협상지인 도하를 떠났으며, 또 다른 고위 외교관그룹이 카타르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할릴자드 역시 블링컨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과의 협의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 베테랑인 할릴자드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부터 미국의 아프간 특사로 활동했다. 도하 협약을 통해 올해 5월까지 완전한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도 그의 작품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9·11 테러 20년에 맞춰 미군 철수를 선언했지만, 실제 결과는 참담했다. 예상보다 빨리 아프간 정권이 무너졌고, 탈레반 손에 들어간 아프간에서 미군은 도망치다시피 철수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테러로 미군 1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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