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부 세력이 폭력"…'시위대 5천여명 석방' 화해 제스쳐?
지난 6월 모스크바 국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이 불허된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의 수장이 아세안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군정은 반군부 시위대를 대규모로 석방하겠다고 밝혀 아세안과 더 이상의 관계 악화까지는 가지 않겠다는 점을 내비쳤다.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이날 TV 연설에서 군정은 미얀마의 평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자체 로드맵에 따라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또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오히려 반군부 세력이 폭력을 저지르고 있지만 아무도 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아세안은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나온 쿠데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5개 합의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달 말 정상회의에 훌라잉의 참석을 배제키로 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의 최근 결정에 대한 첫 반응이다.
흘라잉 사령관은 평화를 막는 것은 군정이 아니라 반군부 진영이라는 점을 강조, 아세안 결정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세안의 에리완 유소프 미얀마 특사가 요구한 것 중 일부는 협상이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쿠데타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자료사진) |
에리완 특사가 쿠데타 직후부터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고문 면담을 요청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군정은 수치 고문이 각종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면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군정은 흘라잉 사령관 연설 이후 국영TV를 통해 반군부 시위로 억류·구금 중인 5천600여명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면은 인도주의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군정은 설명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가 발생한 2월1일 이후로 지난 16일 현재까지 군부에 체포돼 억류 중인 이는 7천355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사면 조치는 아세안이 흘라잉 사령관의 정상회의 참여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지 사흘 만에 나왔다.
군정이 아세안과 더 큰 대립각은 세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군정에 맞서는 민주 진영은 '흘라잉 배제'를 환영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성명을 내고 아세안 외교장관의 결정은 유례가 없는, 미얀마 국민을 위한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흘라잉 대신 초청하겠다고 밝힌 비정치적 인사와 관련,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관계자는 물론이고 관련된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배제해줄 것을 아세안에 촉구했다.
이와 관련, 사사 NUG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아세안의 결정은 중요한 발걸음이지만 우리는 NUG를 대표로 인정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NUG는 중립적인 인사가 미얀마 대표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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