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등 한류 드라마 방식
일본 민영방송 TBS가 10일 방송하기 시작한 '일본 침몰-희망의 사람' 포스터. TBS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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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발간된 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소설 ‘일본 침몰’이 또다시 드라마로 제작돼 일본 민영방송 TBS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일본 침몰-희망의 사람’의 첫회 시청률은 15.8%로 동시간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작품은 지상파 방송 직후 2시간 만에 넷플릭스로 세계에 공개되는 ‘한류 드라마 방식’을 시도해 더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데일리신초에 따르면, 일본 침몰을 TBS가 영상화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누계 460만 부가 팔린 이 소설은 발간된 이듬해 T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됐고, 2006년 구사나기 쓰요시 주연으로 영화화됐는데, 이때의 제작자 역시 당시 TBS의 영화부 부장이었다.
주연은 원작에는 없는 환경성 관료를 연기하는 오구리 슌이다. ‘곡성’으로 우리에게도 유명한 구니무라 준과 마쓰야마 겐이치, 나카무라 도루, 이시바시 렌지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일본 정부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 제로 에너지원을 깊숙한 지하에서 발견해 굴착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시나리오다.
2006년 개봉한 구사나기 쓰요시 주연의 영화 '일본 침몰'의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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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간 겐다이는 TBS의 야심작인 이번 작품이 지상파에서 먼저 방영된 후 넷플릭스로 최대한 빨리 세계에 배급되는 방식을 취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한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가 바로 이 방식으로 배급됐다. 신문은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방송을 보고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TV에서 본방송을 보도록 유입하는 효과도 있을 뿐 아니라, 방송국이 넷플릭스에 세계 배급권을 판매함으로써 제작비도 회수하고 다른 나라에서 인기작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일본 민방 관계자는 “TBS에 한발 추월당했다는 느낌”이라면서 이 방식의 드라마 판매를 TBS뿐 아니라 닛폰TV와 TV아사히, 후지TV 등 대표 민영방송국이 모두 원해 넷플릭스와 협상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지상파 드라마 구입과 관련, “작품의 질을 심사하는 것 같다”며 “세계에 내보낼 수준이란 판단을 내리는 것인데, 허들이 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TBS가 ‘일본 침몰’을 넷플릭스에 판매한 금액은 10억 엔(약 103억 원)으로, 향후 30개 언어로 190개국에 전달된다.
지난해 5월 일본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시청률 1위와 3위를 기록한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은 수개월 동안 일본 넷플릭스 1위를 유지했다. 넷플릭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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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터넷상에는 ‘한류 드라마에 비하면 컴퓨터 그래픽(CG) 기술 등이 뒤떨어진다’며 안타까워하는 반응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해 넷플릭스로 봤는데, 1화부터 CG가 영화 수준으로 대단했다. 배우의 연기도 현실인 것처럼 설득력이 있었다”며 “일본 드라마가 세계에 전달되는 것은 기쁘지만 이런 드라마에는 진다는 패배감에 괴롭다”고 적기도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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