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BTS 유엔 총회 대통령 특사 활동비 지급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1일 라디오에서 "지급했다"고 했지만, 14일 국정감사에서 "미지급 상태"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ABC 방송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BTS.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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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이재명, 들어갈 땐 '침묵' 나와선 "최선 다하겠다"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확정했다. 그동안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 지사지만, 제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큰 표차로 패하면서 턱걸이 과반(50.29%)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전 대표 측이 무효표 산정방식을 놓고 승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분을 진화하기 위해 당무위원회를 소집했고, 끝내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이 전 대표도 당무위 결과 직후 '수용' 메시지를 냈지만, 양측의 묵은 감정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한, 청와대가 방탄소년단(BTS) UN 총회 특사 활동비 미지급 사실이 알려지며 진실공방이 불거졌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지급을 완료했다고 직접 밝혔지만, 14일 국정감사에서 미지급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당 해체" 발언으로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0일 BTS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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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BTS에 유엔 특사 활동비 정산 완료" 거짓말 논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 1일 복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강하게 반박하면서 일단락된 듯했던 BTS 유엔 총회 대통령 특사 활동비 미지급 논란이 또 불거졌네?
-맞아. 지난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미 정산을 완료했다", "비용은 이미 지급됐다"는 2주 전 탁 비서관의 말과 달리 아직 BTS는 비용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어. 해당 비용은 문체부 산하기관인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지급되는데,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장은 이날 오후 국감에서 "아직 (지급이) 안 됐다"고 했어.
-탁 비서관은 거짓말은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야.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정부 행정 절차상 대금지급결정이 완료됐으나, BTS 소속사 하이브가 작성한 결과보고서가 13일에 제출이 됐다"라며 "하이브 측 입금요청이 있어야 입금이 되는 정부 절차상, 하이브 측의 입금요청만 있으면 3일 후 바로 입금된다"고 반박했어. 또 "사소한 절차와 표현의 문제를 두고 마치 거짓말을 한 것처럼 오도하지 말라"고도 했어.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BTS 활동비 지급 지적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미지급 상태로 확인되자 14일 다시 한번 지급과 입금의 차이를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탁현민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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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어의 해석 차이가 아닌 것 같아. 일반적으로 '지급됐다'라는 말은 줄 것을 다 줬다고 이해하기 마련이야. 따라서 탁 비서관의 '지급됐다'는 표현은 분명 잘못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 본인은 답답하겠지만, '지급됐다'와 '행정적으로 지급 절차를 완료했다'는 표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지. 따라서 야당이 일부 매체가 흠을 잡으려 하는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게 맞을 것 같아.
-탁 비서관에게는 "BTS는 아직 돈을 못 받았지만, 우리(정부)는 줄 준비가 됐다"는 게 정산이 완료된 것이고, 비용이 이미 지급된 것과도 같다는 말이라는 얘기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 반응은 어때?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행정부, 대사관, 청와대, 지자체 등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행정 전문가'인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탁 비서관의 해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봤는데 이렇게 말했어. "원칙적으로 정산이 완료돼 지급이 됐다는 것은 지출 서류에 결재를 하고 돈이 지급 대상 계좌에 입금이 되어야 지급했다고 표현한다. 2주 전 말과 달리 아직도 '지출 예정'이라는 게 드러났는데도 구차하게 변명하는 걸 보니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애초에 해명을 "BTS에게 특사 활동비를 주기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라고 했으면 깔끔하게 정리됐을 사안인데 왜 이렇게 대처하는지 모르겠어.
지난 12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재진이 질문 하자 답변 거부 의사를 내비치며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 /수원=곽현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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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 후보의 쿨(?)한 출근길 인사
-맞아. 이날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출석했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당 이 후보를 향해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며 조속한 사퇴를 요청했기에 큰 주목을 받았어.
-취재진이 많이 기다렸을 것 같은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이날 도의회 앞은 상반된 분위기가 공존했어. 민주당 소속 의원 50여 명은 이 후보가 도착하기 직전 '한반도 종전선언 체결 및 평화와 번영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흔드는 행사를 진행한 반면 '국민의힘' 당원 일부가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지. 건물 앞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이 전 대표와의 '원팀' 등 이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방송국 카메라와, 기자들은 포토라인을 만들고 대기해 있었어.
지난 12일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 50여 명이 이재명 지사가 도착하기 직전 '한반도 종전선언 체결 및 평화와 번영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하는 모습. /곽현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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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회의 시작이 오전 10시였기 때문에 현장에선, 이 후보가 9시 50분까지 경기도 의회에 도착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다소 늦은 10시 10분께 도착했지. 이날 이 후보는 경기도청을 출발해 걸어서 경기도 의회 건물까지 들어왔어. 이 후보가 도의회 현관에 도착하자, '지사직 사퇴 시기' 등을 물었지만, 손으로 답변 거부 의사를 밝히며 아무런 말 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건물 안 로비에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일렬로 도열하는 등 환영 인사가 있었어. 일부 의원들은 꽃다발을 건네면서 "대선 후보 선출을 축하합니다"라고 축하 인사와 악수를 나눴지.
-현장 분위기는 훈훈했지만 취재진은 이런 상황에 다소 당황한 모양이야?
-후보로 선출된 직후 첫 도정 일정이기 때문에 간단한 인사말이나 소감을 기대했지만, 이 지사는 건물로 직행했어. 도열을 기다리면서까지 질문을 계속했지만, 별다른 답변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본 회의장으로 이동했지. 결국, 출근길에서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해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아쉬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어. 그래도 이 지사는 회의가 끝난 뒤 나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히 답했어.
-이날 오후 이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에 도지사 신분으로 끝까지 임하겠다고 발표도 했던데?
-맞아. '지사직 사퇴'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고 고심했던 모양이야. 이 후보는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숙고한 결과 당초 입장대로 국감에 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어. 18일과 20일 예정된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한 뒤 지사직을 사퇴할 것으로 예상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하>편에서 계속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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