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불법유통 기승…폭력적 내용, 검열 통과 못할 것"
'오징어 게임', 26일 만에 세계 1억1천100만 가구서 시청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정식방영되지 못할 것이라고 홍콩매체가 보도했다.
이미 불법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내용이 너무 폭력적이라 당국의 검열을 통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징어 게임'이 불법유통을 통해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전문가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폭력성과 불평등에 대한 주제로 인해 중국에서 정식방영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고 있어 '오징어 게임'이 정식방영되기 위해서는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여우쿠 등 중국의 주요 동영상 플랫폼에서 방영권을 구매해야한다.
그러나 이미 많은 이들이 '도둑 시청'을 한 상황이라 이들 플랫폼이 비싼 가격에 방영권을 구매한다고 해도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미국 시트콤 '프렌즈' 멤버들이 17년 만에 모인 특별편 '프렌즈: 더 리유니언'을 중국 동영상 플랫폼들이 정식 서비스했음에도 이를 짧게 편집한 불법 영상들이 인터넷에 넘쳐난 바 있다.
상하이에 사는 25세의 셰리 장은 '오징어 게임' 시청을 추천받은 후 어떤 불법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지 바로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SCMP에 "'오징어 게임'이 중국에서 정식방영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은 일종의 회색 지대다. 정부가 정말로 이를 금지하고 싶다면 우리는 온라인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달고나 가게 |
SCMP는 '오징어 게임'의 폭력적인 내용과 주제로 인해 검열을 통과 못 할 것이고, 설사 통과한다고 해도 폭력적인 장면이 모두 삭제되면 그것은 더 이상 '오징어 게임'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텐센트비디오가 미국 HBO의 세계적 히트작 '왕좌의 게임' 방영권을 들여왔을 때도 지난하고 불투명한 검열 과정을 거쳤는데, 그에 비춰 디스토피아적인 '오징어 게임'은 중국 검열 당국이 십중팔구 퇴짜를 놓을 것이라고 신문은 관측했다.
텐센트비디오는 '왕좌의 게임'을 방영하면서 노출 관련 부분을 들어내 비판받았고, 특히 마지막회는 '기술적 문제'로 방영을 지연시켜 원성을 샀다. 중국에서는 검열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술적 문제'라는 표현을 쓴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루펑은 "'오징어 게임'의 폭력성은 우리의 기준을 분명하게 넘어선다"며 "중국 동영상 플랫폼은 이미 온라인에 퍼져나간 '오징어 게임' 같은 프로그램을 다른 이들도 볼 수 있게 하려고 애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방영이 되지 않음에도 중국 소셜미디에서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오징어 게임'이 엄청난 화제다.
웨이보에서는 '오징어 게임' 관련 화제가 19억번 조회됐고, 극중 등장하는 과자 '달고나'의 중국 버전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중국 업자들은 발빠르게 관련 상품 제작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것과 99% 같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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