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이 전한 마지막 유언…"우리 국민 모두 행복했으면"
文대통령 근조 화환 보내…김 총리 등 여권 인사도 조문
JP와 고 이완구 전 총리 |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홍준석 기자 =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별세한 14일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진영·정파를 막론하고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협치의 정신'을 기리는 모습이었다.
3선 의원을 거쳐 집권여당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고인은 한때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불릴 만큼 충청권의 대표 주자로 통했다.
빈소에는 옛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서 전 의원은 "지병이 있었지만, 한창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나이인데, 너무 일찍 가서 안타깝다"며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김 최고위원은 "이렇게 황망히 떠나실 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빈소 안에서 유족들과 한참 시간을 보내고 나온 그는 "이 전 총리가 지난 봄에 혼자 JP 묘소에 갔다 와서 비문을 준비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주 전 원내대표도 "이 나라에 꼭 필요한 어른인데 너무 일찍 가셨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심경을 전했다.
이완구 전 총리 빈소 찾은 유승민 |
고인의 생전 마지막 한 마디는 "우리 국민 모두 행복했으면"이였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유가족들은 조문객을 오후 4시부터 공식적으로 받기로 했지만, 빈소가 차려진 오후 3시께부터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무거운 표정으로 조문을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비슷한 시각 빈소를 찾았다.
김 전 부총리도 "경제기획원에서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한 선배이자, 충청도의 큰 정치인이셨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이완구 전 총리 빈소 찾은 박범계 장관 |
이날 밤까지도 여야 가리지 않고 조문 행렬은 이어졌다.
밤 10시 50분께 빈소를 찾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멸사봉공의 책무를 깨우쳐준 분이다. 공직자들에게 좋은 교훈을 남겼다"며 "정치권에서도 선 굵은 정치를 보여주셨다"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014년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을 회상했다. 이 전 총리가 당시에 "내가 아픈 몸이야. 그렇지만 이렇게 양보하잖아"라고 말한 게 기억이 난다며 "충청의 큰 어른이다. 선 굵은 명분을 늘 선택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였고, 박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대변인으로 협상 과정에 참여했다.
고 이완구 전 총리 빈소 찾은 김기현 원내대표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고인은 여야를 넘나들며 통합의 정치를 펼쳐온 분"이라며 "보수 정치의 큰 거물"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2014년 자신이 제주지사 출마를 고민할 때 이 전 총리가 극구 말렸다면서 "충남지사를 해봤더니 그 길과 정당 정치의 길은 상당히 넘어올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고 한 조언을 소개했다.
이완구 전 총리 빈소 방문하는 이준석-원희룡 |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조문한 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잠시 대화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한 시간 뒤에 도착한 김부겸 총리도 윤 전 총장 옆자리에 합석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짧게나마 대화를 나눴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조문 마친 윤석열 후보 |
빈소 중앙에는 고인의 생전 웃는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이 놓였다.
그 주변으로 문재인 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김부겸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보낸 근조화환이 자리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등은 15일 조문할 예정이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혈액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발인은 16일, 장지는 충남 청양 비봉면 양사리 선영이다.
조화 놓인 이완구 전 총리 빈소 |
minar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