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도로의 한 검문소에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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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아프가니스탄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뜻을 모았다. 유럽연합(EU)와 독일, 일본 등 3개국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12일(현지시간)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소집한 G20 아프간 특별회의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재장악하면서 현실화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테러리즘 재부상 방지 등의 현안이 논의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G20 정상들은 아프간 주민의 삶이 재앙적 상황에 처했다는데에 공감하면서 조속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시각을 공유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정상들이 유엔에 이러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조율 권한을 줘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특별회의에서 아프간 주민과 이웃 국가들을 위한 10억 유로(약 1조3,821억 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EU의 지원금은 아프간 주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의료시스템 개선, 이주민·난민 관리, 인권 보호, 테러리즘 예방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아프간의 인도주의적·사회경제적 붕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아프간 주민들이 탈레반 행동의 대가를 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과 아프간 주민을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G20의 틀 아래 난민 문제를 다룰 ‘워킹그룹’ 설치를 제안하면서 아프간에 대한 6억유로(약 8,300억원) 지원 약속을 재확인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국제기구를 통한 6,500만달러 규모의 신규 지원을 포함해 올해 총 2억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구체적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 주민에 대한 외교적·인도주의적·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G20 정상 대다수는 아직 탈레반 정권을 인정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총리는 이에 대해 정상들이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하면서 “우리가 탈레반이 어떤 정권인지 판단하려면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도 독일은 아직 탈레반을 아프간 정부로 인정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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