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아프간 통화체제 붕괴되면 지원도 할 수 없어’
유럽연합과 독일, 16억유로 지원 약속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이탈리아 주재로 12일 로마에서 열린 'G20 아프가니스탄 사태 특별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각국 정상 혹은 외교장관들이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이탈리아 외무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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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이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해 가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 20개국 정상들은 12일 올해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주재로 화상회의를 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제적 재앙이 발생하는 것을 막자고 다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비비시>(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주요 20개국은 국제 사회가 “탈레반과 접촉해야 하지만, 이는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프간이 국제 테레조직의 거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데 참가국들의 뜻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참가국들이 “인도지원, 경제사정 악화의 방지, 여성의 권리보호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탈레반 과도정부를 승인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유엔(UN)이 주요국 지도자들에게 탈레반 집권 이후 큰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아프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열렸다.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는 이 회의에서 아프간이 “혼란으로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원조는 독립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제공되어야 하고, 탈레반에게 직접 지원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 회의가 끝난 뒤 성명을 내어 ‘각국 정상들이 독립된 국제조직을 통해 아프간인들에게 직접 인도지원을 실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날 아프간과 그 난민을 수용하는 인근 국가들에게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와 별도로 독일이 6억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켈은 “아프간에서 통화 체계가 붕괴되거나, 금융체계가 붕괴된다면,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얻을 것이 없다”며 “그렇게 되면 인도적 지원도 제공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 공급이나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있어서 아프간의 4000만명이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이런 것이 국제사회가 목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프간은 탈레반 집권 이전에도 경제의 40% 정도를 원조에 의존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아프간의 외환보유고 10억달러를 동결하면서 아프간 경제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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