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취임 9일째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다. 이달 말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내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취임 후 총 5개 국가의 정상과 전화 회담을 가졌다. 취임 직후인 지난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차례로 통화했으며 7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각각 전화로 취임 인사를 나눴다.
취임 직후 정상 외교의 순서는 새로운 총리가 어느 나라를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가 된다. 기시다 총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인 호주·인도, 이웃국인 중국·러시아 등을 외교 '1순위' 그룹에 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문재인 대통령/사진=AFP, 뉴시스 |
취임 9일째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다. 이달 말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내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취임 후 총 5개 국가의 정상과 전화 회담을 가졌다. 취임 직후인 지난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차례로 통화했으며 7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각각 전화로 취임 인사를 나눴다.
취임 직후 정상 외교의 순서는 새로운 총리가 어느 나라를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가 된다. 기시다 총리는 동맹국인 미국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인 호주·인도, 이웃국인 중국·러시아 등을 외교 '1순위' 그룹에 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반면 이웃국가인 한국은 1순위 그룹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경우 취임 9일째 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취임 당일 축하 서한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회신은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기시다 총리가 오는 31일 치러질 중의원 선거를 의식해 한국을 1순위 국가 그룹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자민당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한국과 중국에 저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파벌 기시다파가 전통적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등 온건한 외교노선을 추구한 전력이 있어서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한국과의 협의 순서를 늦춘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외무성과 총리 관저는 당초부터 한국과 조기에 통화를 실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와 문 대통령의 통화를 오는 12일 이후로 조율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역사 문제로 강하게 대립하고 있고 2019년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이후 최악의 상황에 머물러 있다.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위안부와 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기시다 내각도 이 기조를 이어받았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에 따라 강제 징용,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통화를 의도적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와타나베 쓰네오 사사카와 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일본 외교의 우선 순위가 미국, 중국, 쿼드이기 때문에 한국이 후순위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러시아 정상과 통화를 한 이상 그 다음 순서는 한국이 돼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중국을 겨냥해 한미일 관계의 재건을 한일 양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만큼, 대한 정책은 대미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통화 일정과 관련해 "현재 조율 중에 있다"며 "일정이 결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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