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원희룡 vs 홍준표·유승민?… 野대선주자들 합종연횡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민의힘 본경선 미묘한 2대 2 구도로

尹 “원 후보, 토론 잘해… 100% 공감”

“대장동 1타 강사” 치켜세우며 러브콜

洪 “유승민 ‘내부총질’ 비난은 부적절”

토론회서 劉의 尹 검증에 공동전선 펴

尹 2030 표심, 洪 영남 표심 확보 총력

劉는 ‘배신자’, 元은 ‘모범생’ 극복 모색

세계일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11일 광주 서구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후보. 광주=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레이스가 주자들의 합종연횡으로 미묘한 2대 2 대결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윤석열 경선 후보는 원희룡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동영상을 극찬하며 러브콜을 보냈고,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를 옹호하며 윤 후보 견제에 나섰다. 주자들은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맞수임을 자처하는 한편, 약점 보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후보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어제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서 원 후보가 토론을 참 잘하더라”며 “특히 어제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이길 대책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을 했는데 100% 동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 후보가 최근 올린 대장동 1타 강사 영상을 봤다며 “원 후보가 참 쉽고 재치 있게 설명해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솔직히 원 후보의 그런 능력이 부럽기까지 하더라”며 국회의원 3선, 제주도지사 재선을 한 원 후보의 공직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 후보의 미래가 기대된다”고도 했다. 이 같은 윤 후보의 구애는 경쟁자인 홍 후보와 유 후보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 후보와 우호적 관계를 맺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면 홍 후보는 유 후보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어제 광주 토론회에서 유 후보가 윤 후보에게 한 검증을 내부총질이라고 비난하는 건 참으로 부적절한 비판”이라며 “대통령 후보를 검증 하는데 무슨 가이드라인이 있나. 그 중차대한 자리에 갈 사람은 오히려 본인, 가족, 친지 등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겨냥, “허무맹랑한 천공스승이라는 분이 국사(國師)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전날 광주에서 홍 후보와는 반갑게 악수했지만 유 후보는 외면하면서 앞선 토론회에서 무속 논란을 파고든 유 후보에게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냔 해석을 낳았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11일 광주 서구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홍준표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 후보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는 일단 본인이나 처, 장모의 여러 가지 수사가 걸려 있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역술인 천공스승 이야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어떤 사람들의 말에 귀를 빼앗기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직자가 아닌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말에 휘둘려서 국민의 분노가 촉발된 것 아니냐”면서 윤 후보와 천공스승의 관계를 문제 삼았다.

다만 유 후보는 홍 후보에게도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홍 후보가) 젊은층 지지를 얻는 것이 굉장히 부럽다”면서도 “디테일에 약하고 공약 같은 것을 보면 좀 오락가락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후보의 막말도 흠이어서, 이 후보를 공격할 때도 오십보백보의 차이밖에 안 된다”고 역설했다. 유 후보는 원 후보에 대해선 “개혁·합리적 보수를 주장했던 사람으로서 거기에 동감하는 후보가 한 분이라도 계시는 것이 좋다”며 “이 후보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부분도 상당히 좋게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후보가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는 저”라며 “속도가 느리기는 한데 꾸준히 올라가다 보면 한 번 잭팟을 터트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주자들은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는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우선 윤 후보는 청년층 지지 확보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2030 세대는 윤 후보와 ‘2강’을 형성 중인 홍 후보의 주력 지지층이기도 하다. 홍 후보는 당의 ‘심장’ 격인 영남지역 표심잡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지역 당심 쟁탈전에서 윤 후보에게 여전히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후보의 지역 일정 대부분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 집중된 이유다. 유 후보 역시 TK의 외면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고자 시간날 때마다 TK를 찾고 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약한 원 후보는 토론을 통해 모범생 이미지를 깨고 민주당 이 후보의 확실한 맞수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