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를 떠난 후 두산의 새 거포로 우뚝 선 양석환 / 사진=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요즘 LG 경기를 보면 아쉬운 부문이 하나 있다. 홈런 타자다. 홈런은 야구의 게임 체인저다. 홈런 한 방은 단순한 한 점이 아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다. 이론상 5개의 연속 안타가 나와도 득점을 할 수 없다. 홈런 한 방이면 무조건 한 점이다.
LG의 최근 10경기를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LG는 10월 4승2무4패를 기록했다. 타자들이 홈런을 때린 경기서는 3승1무였다. 그렇지 못한 경기에선 1승1무4패다. 이 현상은 지난 6일 SSG와의 더블헤더서 더욱 뚜렷했다.
1차전서 서건창(6호), 김현수(15호)가 홈런을 터트리며 4-1로 이겼다. 상대 타자 한유섬(26호)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2차전서는 3-11로 패했다. LG 홈런포는 잠잠했다.
LG는 11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3.68)다. 유-영-석(김대유-정우영-고우석)으로 이어지는 3각 불펜은 리그 최강이다. 화력 면에선 조금 떨어진다. 팀타율 0.255로 8위다. 팀 홈런(103개)은 적지 않다. 전체 4위다.
그런데도 허전하다. 20개 이상을 때리는 핵주먹이 없어서다. 두 자리 수 홈런을 친 타자는 김현수(16개), 채은성(15개), 이형종(10개) 셋뿐이다. 잠실야구장 한 지붕 두 가족 두산에는 두 명의 20홈런 타자가 있다.
양석환(30·26개)과 김재환(24개)이다.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두 장거리 타자를 내보내고도 두산의 펀치력이 세게 느껴지는 이유다. 두산의 팀 홈런 수는 오히려 LG보다 2개 적다.
가만, 양석환은 LG 타자 아니었나. 올 3월까지는 그랬다. 좌투수 함덕주를 탐내 2대 2로 맞바꾸었다. 이후 양석환은 허물 벗은 매미처럼 훨훨 날았다. 4월 3개 홈런으로 예열한 후 5월 6개, 7월 7개로 증산 속도를 높였다.
LG를 떠난 후 홈런포로 거듭난 키움 박병호 /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양석환은 LG 시절 잠재적 거포였다. LG는 그의 주먹을 인정하고 2014년 2차 3라운드서 일찌감치 점찍었다. 3년차엔 첫 두 자리 수(14개)를 기록하며 LG 4번 타자를 예약했다. 2018년엔 22개로 거포 컷오프를 통과했다.
그런데 상무를 다녀 온 후 조준점에 이상이 생겼다. 포탄은 목표를 빗나가기 시작했다. 2020년 홈런 수는 3개. 지난겨울 LG의 고심은 깊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인데. 이웃집 함덕주를 노렸으나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
마침 오재일, 최주환과 눈물로 작별한 두산은 핵주먹을 원했다. 두산은 양석환의 가능성을 눈여겨봐왔다. 다시 20개 이상을 때려낼 펀치력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2018년 잠실야구장서 때린 11개의 홈런에 홀딱 반한 상태였다.
결국 트레이드는 성사됐다. LG에겐 뼈아픈 기억이 또 있다. 넥센(현 키움)으로 보낸지 2년 만에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다. 2012년 31개 아치를 그려 자신의 LG 시절 5년간 홈런(25개)보다 더 많이 때려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픈 손가락은 또 하나 늘어난다. 2009년 KIA로 보낸 김상현이다. 그해 36개로 덜컥 홈런왕에 올랐다. 그 힘을 바탕으로 KIA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해 LG는 7위. LG를 떠난 핵주먹들의 변신은 이래저래 흥미롭다. 양석환은 12일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