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아지면서 회사채로 이동
中企 대출은 600조 돌파 눈앞
자영업자는 1년새 100조 불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계의 은행 부채는 집값, 전셋값 상승으로 연일 증가하고 있고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발 경영난에 은행 빚이 늘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수출호황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유일하게 은행 부채가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들은 실적이 좋아지면서 은행 대출보다 낮은 이자인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11일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대기업 대출은 코로나19가 본격 시작된 지난해 4월 정점을 찍고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은 달마다 대출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가계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중소기업, 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영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1월 59조7000억원이었다.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유행으로 번지면서 경제붕괴에 대한 공포감에 대기업들은 현금을 쓸어 담았다. 지난해 4월 대기업 대출 잔액은 88조5000억원까지 상승한 후 서서히 낮아졌다. 올해 1월에는 79조9000억원으로 낮아졌으며 지난 9월 말에는 81조원이었다.
시중은행 대기업 여신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대기업들은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코로나19가 익숙해지고 수출이 V자로 반등하면서 은행대출보다는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수출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자동차, 철강, 전기전자·기계,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기업의 매출증가율이 18.7%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의 매출증가율이 20.2%로 전분기(7.1%)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가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상시를 대비해 대출을 일으키고 정기예금 등으로 은행에 맡기는 자금도 많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자영업 대출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자영업 포함) 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 488조3000억원이었다. 그해 4월에는 500조원을 넘었으며 올해 9월 잔액은 592조8000억원으로 6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 611조3000억원에서 올해 9월 670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경영사정이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1년 동안 103조원이 불어나 올해 2·4분기 858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이 대출의 9%인 77조원은 사실상 갚지 못할 대출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역시 최근 금융당국이 총량규제에 강하게 나서면서 대출을 규제하고 있지만 이미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오히려 신용도가 상승하며 자금조달의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은 경영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