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타이, 올 5월 이후 2번째 화상 통화
무역합의 이행 및 교류협력 확대 등 논의
'솔직한 대화' 완곡 어법 써가며 또 충돌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야 최고위급 인사들이 9일 양국 간 무역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이 추가관세 철폐 및 제재 철회를 요구하자, 미국 측은 중국의 비(非) 시장적 정책·관행을 언급하며 맞서는 등 만만찮은 기 싸움이 벌어졌다.
중국 상무부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날 화상 통화를 하고 무역합의 이행과 양국 간 무역 교류협력 확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의 통화는 올해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 상무부는 “각자의 핵심 관심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며 “중국 측은 추가관세와 제재 철회에 대해 교섭을 제기했고 자국의 경제발전모델과 산업정책 등에 대한 입장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두 사람의 통화에 대해 “실용적이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솔직한 대화’라는 표현은 외교가에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을 때 쓰는 완곡 어법으로 통하는 만큼 두 사람의 통화가 순탄치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적잖다.
실제로 USTR도 성명에서 “솔직한 의견 교환 과정에서 양측은 양자 통상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과 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완곡 어법을 동원한 뒤 “타이 대표는 중국의 국가 주도적이고 비시장적인 정책·관행으로 인해 미국 노동자·농민·기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화는 지난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부과한 고율 관세와 이를 고리로 맺은 양국 간 1단계 무역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대중(對中) 통상전략을 발표한 지 닷새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타이 대표는 중국 측에 1단계 합의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USTR의 한 관리는 이날 통화 전 취재진에게 “중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약속 이행) 의지가 있는지 증명하는 건 중국에 달렸다”고 압박했었다.
양국은 무역전쟁의 한 복판이던 작년 1월 2017년 대비 2020~2021년 미국산 상품 2000억달러(약 237조원)어치를 더 사들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1단계 무역합의를 맺었다. 그러나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의 미국 상품 수입은 목표치의 69%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