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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레이더P] 대장동·王자 공방 속 자꾸만 언급된 그 이름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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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주자들을 향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서원(최순실) 씨의 이름이 다시 대선에서 등장했다. 정계 인사들이 자꾸만 그를 언급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1. 대장동 의혹 공세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의혹'에 휘말렸다. 야당은 이번 의혹의 몸통이 이 지사라고 주장하며 특검 도입을 압박하고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대장동 의혹' 국정조사 촉구 담화를 발표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장동에 꽂은 빨대를 통해 국민의 피 같은 돈이 흘러간 곳이 이번 게이트의 몸통일 것"이라며 "최순실의 국정농단조차 소꿉장난으로 여겨질 만한, 최대의 부동산 비리 종합세트"라고 의혹을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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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서울지역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2021.10.4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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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지사는 4일 서울 공약 발표회에서 최근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측근설을 해명하기 위해 "관리 책임은 당시 시장인 제게 있는 것이 맞는다"는 유감 표명으로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가 비서실에 있어야 측근 아니냐고 했다는데"라며 "최순실 씨는 비서실에 있었나"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대표는 5일 CBS 라디오에서 "최순실 씨 관련 연설문 보도가 있었을 때 박 대통령이 거기까지 끊고 사과를 했다"며 "유씨의 배임 혐의를 시작으로 하나씩 캐기 시작하면 이 지사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로 그칠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의 관계를 박근혜 씨와 최서원 씨의 관계에 빗대기도 했다.


2. 민주당 반격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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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1.10.6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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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얘기하다 최서원 씨의 이름을 소환했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박근혜 씨와 최서원 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 등이 화천대유 고문단을 꾸렸던 사실을 두고 "곽상도 의원, 원유철 전 대표, 최순실의 변호사" 등 화천대유에 연루된 핵심 관계자는 "모두가 하나같이 국민의힘과 관련한 전·현직 인사"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횡령으로 수감 중이던 최 회장이 2015년 사면된 일이 화천대유 자금의 원천이라며 'SK 배후설'에 힘을 쏟았다. 김 의원은 "SK는 최순실이 만든 미르와 K재단에 111억원을 지원했고 박영수 당시 특검이 SK와 박근혜 대통령 간 사면 거래 녹음파일을 확보했음에도 사건을 덮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최순실, 박영수, 윤석열 3명의 실세 관계 속에 50억원, 100억원 의혹이 존재한다"고 말하며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다.


3. 미신 공방에도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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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TV토론 때 손바닥에 "왕(王)"자 포착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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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내 경선 TV토론회 '왕(王)'자 논란에도 최서원 씨가 언급됐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님이 무엇이 다르냐"며 몰아세웠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는데 이제 부적 선거는 포기하라"며 윤 전 총장을 꼬집었다.

최서원 씨를 언급한 비판은 민주당에서도 이어졌다. 송 대표는 2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순회경선에서 "이러다가 최순실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윤 전 총장의 의혹을 비판했다.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같은 날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의 최순실은 누구인가"라고 말했으며 이 지사는 "'왕'자를 보니 갑자기 최순실 생각이 나서 웃었다"고 했다.


4. "충신이냐"

유 전 의원은 2016년 박근혜정부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새누리당의 비박계를 이끌며 탄핵을 추진했던 과거가 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대통령도 당도 모든 것을 던져버려야 할 때"라며 탄핵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정계에서는 보수계의 비난을 받는 과거 행적이 유 전 의원의 당면과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홍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을 언급하자 유 전 의원은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은 충신이냐"며 반박했다. "일관되게 탄핵은 양심과 소신에 따라 정당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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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3일 경북 김천시 당원협의회를 방문,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0.3 [유승민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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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 전 의원은 3일 경북 지역 투어에서 "저에게 제일 어려운 데가 대구·경북"이라며 최서원 씨를 한 번 더 언급했다. "대구·경북 어르신들, 핵심 당원들, 보수적인 유권자들이 저에게 마음을 안 열어주시는 것 같다"고 토로하며 "최순실, 최순실 남편, 비서실 문고리 3인방을 왜 더 강하게 못 막았느냐는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호소한 것이다.

[최예빈 기자/윤시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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