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한도 없던 모집인 전세대출 10월부터 5천억 제한…1주일만에 거의 소진
대출여력 가장 많은 신한은행으로 풍선효과 차단 목적…대출절벽 가속화
신한은행 본점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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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주요 은행 중 가계대출 여력이 가장 많이 남은 신한은행도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우선 총액 한도가 없던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을 10월부터 5000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일주일만에 한도가 거의 차면서 모집인 전세대출은 조만간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집단전세, 보금자리론, 담보대출은 예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8일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모집인 전세대출 한도를 설정한 것"이라며 "모집인 한도가 소진되더라도 영업점에서는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경쟁 은행들의 대출 중단 및 축소가 잇따르자 신한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02조8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670조1539억원)과 비교해 4.88%(32조7339억원) 늘면서 대출 증가율이 정부 권고치(연 5~6%)에 근접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3.02%로 가장 낮아 대출 여력이 가장 많은 상태다. 신규 대출이 중단된 NH농협은행이 7.29%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은행(5.19%), KB국민은행(4.90%), 우리은행(4.05%) 순이다.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더 높여서라도 대출중단 사태만은 막겠다는 계획이어서 연말로 갈수록 금융권 대출절벽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대출모집 위탁계약을 맺고 은행과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법인과 대출상담사를 말한다. 모집인 대출중단은 은행 전체 대출중단의 전 단계로 인식된다.
하나은행은 연말까지 대출모집법인을 통한 대출영업을 중단했다. 앞서 대출모집법인 6곳 중 3곳이 사전 협의된 한도를 초과하면서 10월까지 대출 취급이 일시 중단됐는데, 나머지 3곳도 대출이 막힌 것이다. IBK기업은행도 모집인 채널을 통한 대출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대출모집법인 한도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집인을 통한 대출한도는 일부 남아있고 영업점·비대면 대출은 정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대환대출도 중단하는 추세다. 대환대출은 다른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비교적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대출을 갈아타면 기존 대출 은행의 대출 잔액은 줄어들지만 갈아탄 은행의 대출 잔액은 늘어나게 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5일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갈아타기(대환) 신규 신청을 한시적으로 접수하지 않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의 타행 대환대출을 중단했다.
가계대출 한도 관리를 지점별로 전환하는 은행들도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을 내주겠다는 취지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영업점별 한도를 운영하되, 서민·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집단대출(중도금대출·입주자대출), 공사 보금자리론, 기금대출 등은 영업점별 한도 관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부터 전세대출, 아파트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월별·지점별로 관리하고 있다. 지점별 한도는 월별로 최저 5억원인 곳도 있어 일부 지점에서는 대출한도가 소진됐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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