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거리두기 2주 연장…사적 모임 제한도 유지
자영업자들 "매출 회복 기미 안 보여…힘들다"
정부,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전환 목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가 오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 연장된 가운데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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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매출 형편없는데도 그냥 버티는 거죠.", "가게 운영하면서 이렇게 힘든 건 처음입니다."
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자영업자 최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데 거리두기까지 계속되면서 소상공인만 죽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3년째 주점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그는 "홍익대 근처는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 중에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가게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며 "매출이 회복할 기미도 안 보이니까 더 힘들다"고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홍대 인근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을 내건 가게들이 곳곳에 보였다. 일부 가게는 임대마저 포기한 듯 별도의 현수막 없이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특히 몇몇 가게는 사람이 드나든 지 오래된 듯 먼지가 쌓인 채 방치돼 있기도 했다.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도 손님이 없어 적막함만 흘렀다.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가게 입구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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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이모씨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씨는 "가게 주 고객층이 20대인데,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좀 꺼리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우리 가게 매출도 떨어졌다"며 "다른 가게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힘들어하지 않는 자영업자는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홍대 일대는 20~30대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하면서 거리 일대 상권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지난달 7일에는 마포구에서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해온 자영업자 A씨(57)가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극단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원룸 보증금을 빼 직원들의 월급을 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문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의 비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수도권은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7월12일부터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시행 중이다. 당시만 해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100명 선이었다. 이후 4단계를 적용한 지 3달이 다 돼 가지만 확진자 수는 되레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2주간 연장 시행하기로 했다.
사적 모임 기준 역시 그대로다. 4단계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4명까지,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식당·카페·가정에서는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6명까지 가능하다. 3단계 지역에서는 어디서든 접종 완료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다만 그간 완화 요구가 컸던 결혼식과 돌잔치, 실외체육시설 등은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모임 인원이 늘어났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빈 가게. 문을 닫은 지 오래돼 보이나 '임대문의' 등 별도 현수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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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김모씨는 "지금 피해를 제일 많이 보고 있는 건 자영업자 아니냐. 거리두기 연장도 한두 번이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며 "홍대 상권 죽어가고 있는 게 안 보이냐"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백화점 같은 곳은 인원 제한이 없지 않나. 그런데 왜 음식점이랑 카페는 인원 제한이 있나"라며 "백화점에는 바이러스가 없나. 자영업자가 대체 무슨 죄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에서도 거리두기 연장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대전에서 주점을 운영 중이라는 한 자영업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거리두기를 풀어줄 줄 알았는데 또 2주 연장이다. 자영업자들한테만 너무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자영업자만 피해 보고, 정부는 왜 나 몰라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거리두기 때문에 사람이 안 돌아다닌다", "문제는 11월부터 거리두기를 완화해줄 거냐는 건데 수도권은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너무 억울하다. 대체 자영업자가 무슨 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가게 입구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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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내달부터 코로나19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 회복'인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2주 후에는 방역상황과 접종률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11월에는 단계적 일상회복 체계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2주 연장 조치에 대해선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앞두고 현재 방역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병상 확보, 재택치료 확보 등을 미리 준비하는 2주간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께는 매우 아쉬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위해 방역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일시적인 도움만 줄 뿐"이라며 "결국 자영업자들이 돈을 벌 수 있게 하려면 영업제한 조치 등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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