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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하남서 고양까지 커피 배달" 부동산 시행사 황당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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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길 기자>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게 되면 시행사는 분양 업무를 대행사에 맡기게 됩니다.

분양대행사는 일감을 얻고 수수료를 받기 위해 시행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점을 이용해서 분양대행사들에게 황당한 갑질을 하는 부동산 시행사가 있다고 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봤습니다.

경기 고양시의 한 지식산업센터 견본주택.

승합차가 건물 앞에 멈추더니 운전기사가 커피가 든 상자를 사무실로 나릅니다.

평범한 배달 같지만, 커피가 출발한 곳은 견본주택에서 약 40km 떨어진 하남시의 한 카페라고 했습니다.

[운전기사 : (방금 커피 어디서 오는 거예요?) 저기 하남 덕풍동이거든요. (왜 여기까지 오는 거예요?) 여기서 시킨 건지 거기서 보내는지 저는 모르고 하여간 가져다주라고.]

하남시 카페로 찾아가 봤습니다.

[카페 직원 : (아침마다 여기서 커피 배달한다고….) 네, 모델하우스 가는 거요.]

분양대행사들이 이런 장거리 커피 셔틀을 하고 있는 것인데, 하남시 카페는 부동산 시행사 대표의 딸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분양대행사들은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을 맡은 시행사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분양대행사 5곳이 돌아가면서 이런 장거리 커피 주문을 하라고 강요받았다고 말합니다.

[분양대행 관계자 : 커피 당직을 세워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무조건 30만 원에서 60만 원 결제를 해야 해요.]

지난 추석을 앞두고서는 카페의 20만 원짜리 선물세트를 분양대행사마다 200개씩, 모두 2억 원어치를 구매하라는 시행사 측의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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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대행 관계자 : 하나에 20만 원씩 (대행사마다) 4천만 원이다. 전에 현장에서도 이렇게 했다고 그때는 100개 정도 했는데.]

건설현장 식당에서 매일 100여 명분의 식권을 구매하라는 요구도 받았다는데, 이 식당 역시 시행사 대표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황당한 갑질은 처음 겪는다면서도 분양사업을 따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분양대행 관계자 : 이거는 손해만 안 나면 최고다. 어쩔 수 없이 지금 다 더러워도 참고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시행사 측은 커피 배달과 식권 구매는 대행사들과 합의한 일로 현장 직원들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갑질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종갑)
최선길 기자(best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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