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선출마 후 두 번째 부산을 방문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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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를 나흘 앞둔 4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보수 텃밭인 영남으로 향했다. 지난달 1차 컷오프 이후 톱3 주자들(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지역 일정은 주로 TK(대구·경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1차 컷오프에서 20%였던 당원 투표 비율이 2차 컷오프에서는 30%로 올라가는 만큼 당심 잡기에만 주력하면서 외연 확장 행보는 확연히 줄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선과 관련, “위장당원이 많이 가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쟁 주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할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TK로, 영남으로…동선 분석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을 찾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방문을 시작으로 서면 지하상가, 국민의힘 부산시당, 남구갑 당협, 동래시장, 진구을 당협을 방문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7~18일에는 구미에 위치한 박정희 대통령 생가 방문을 시작으로 경북·경남을 방문했다. 지난달 9월15일 1차 컷오프 이후 총 두 차례 지역 일정은 모두 영남이었다. 윤 전 총장은 외연 확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지만 2차 컷오프를 앞두고는 ‘집토끼’ 다잡기 행보에만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경남 창원, 진주를 찾았다. 홍 의원은 1차 컷오프 이후 서울과 TK를 오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차 컷오프 전인 지난달 1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찾은 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도 경북의 상주, 영주, 안동을 찾았다. 그는 지난 3일 부산, 이날 경남을 방문했다. 보수 텃밭 지지세 굳히기 전략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 캠프는 지난달 29일 TK 지역을 찾는 이유에 대해 “TK에서 윤 후보를 상대로 연이어 골든크로스를 이룬 가운데 1위 굳히기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라며 “TK 지지세를 굳히기 위한 집중공략”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TK에 머물고 있다. 지난 2일 주호영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 방문을 시작으로 경산, 경주, 영천, 김천, 구미, 안동 등 TK를 샅샅히 훑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1차 컷오프 이후 지난달 19일~20일 대구를 찾은 데 이어 27일, 30일에도 대구를 찾았다. 29일 대전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지역 일정은 TK에 집중됐다.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해 TK에 ‘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TK를 집중 공략하는 이유에 대해 “제가 계속 대구·경북의 민심과 당심을 두드리고 있고, 많은 분들이 이제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고 계신다”며 “우리 당원들의 당심이 저를 지지하는 걸로 돌아서면 제가 반드시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시작된 ‘룰’ 논쟁
윤 전 총장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점에 대해 “경선룰이 바보같다” 위장 당원이 포함됐다”며 불만을 표출하면서 논쟁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김용남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닌 층에서 윤석열 후보는 대단히 낮게 나오고 홍준표 후보는 대단히 높게 나온다. 이걸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방식이 조금 바보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번 문제제기를 하는데도 그냥 옛날부터 하던 대로 해오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귀차니즘 비슷한 것 같은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위장당원’ 발언도 경선룰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당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여러분 들으셨죠. 위장당원들이 (국민의힘에) 엄청 가입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다른 주자들은 “당원들에게 사과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 2030 당원 등 신규당원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분들이 위장당원이라는 말이냐”며 “증거가 없으면 당원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SNS에 “정권교체를 위한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해 당원 가입한 분들에게 위장 당원이라니 실언이 도가 지나쳤다”며 “최근에 입당한 윤 후보도 위장 후보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 캠프도 논평을 내고 “윤 후보 발언은 당원 모독”이라며 “당 지도부가 전 당원을 대표해 윤 후보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도 논평을 통해 “왜 지지율 급락을 남탓으로 돌리는가”라며 “지지율이 왜 급락하는지 장막 뒤 스승님께 물어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위장당원’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이야기가 많이 있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위장 당원은 경선에는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본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민주당 지지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우리 당의 당원으로 많이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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