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군 통신선 채널을 통한 남북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이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한 것은 지난 8월10일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반발해 통신선을 끊은 지 55일 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남북은 오전 9시 개시통화에 이어 오후 5시 마감통화도 했다. 국방부도 같은 시각 동·서해지구 남북 군 통신선이 정상 가동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한 것은 55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7월27일 13개월 만에 남북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했지만,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이 시작된 지난 8월10일 오후부터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아 왔다.
북한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김정은 동지의 뜻을 받들어 해당 기관들에서는 이날 9시부터 모든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통신선 복원 조치 발표는 주민들이 보는 대내 매체 노동신문에도 게재됐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14기 5차 시정연설에서 “10월 초부터 관계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한다”며 “남북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여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남북 군사당국간 군 통신선 복구조치가 앞으로 한반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완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부는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는 물론, 향후 남북 대화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최소한의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통신선 복원을 예고하면서 “남조선 당국은 북남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의 선결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이중기준 철회’ 요구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4일 오전 9시 군 관계자가 ‘대북 직통선 전화’라는 글자가 적힌 수화기를 들고 군 통신선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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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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