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세계로, 스타 매력에서 작품 완성도로 관심 확장
韓中 슈퍼콘서트에서 열창하는 안재욱 |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중국에서 '안짜이쉬'로 불리며 대형 콘서트를 열 때마다 매진시키던 스타가 있었다. 1997년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로 중화권에 진출한 원조 한류 배우 안재욱이다.
이후 20여 년의 세월 동안 한류드라마는 꾸준히 한류스타를 배출하며 작품의 완성도도 인정받으며 세력을 확장해왔고 결국 '오징어 게임' 신드롬으로 그 정점에 올랐다.
2000년대와 2010년대 한류드라마의 특징은 대부분 장르가 로맨스극이었다는 점, 그리고 주연 배우의 스타성이 부각됐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2000년대 한류 4대 천왕으로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원빈이 꼽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2002년 '겨울연가'는 불세출의 '욘사마' 배용준을 탄생시켰다. 당시 배용준이 드라마 종영 직후 일본을 방문했을 때 경호원만 250명이 붙었을 정도이고, '겨울연가'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약 3조 원에 달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배용준 |
이듬해 '대장금'은 한류의 영향력을 한층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권역, 아프리카, 유럽 등 총 91개국에 수출되면서 요새는 흔한 말이 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공식을 입증할 수 있었다. 주인공 이영애 역시 현재까지 해당 국가들에서 사랑받는 스타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는 새로운 한류스타들이 등장했다.
이민호는 2009년 '꽃보다 남자'를 통해 중국 소셜미디어 팔로워수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김수현은 2013년 '별에서 온 그대'로 아시아의 별이 됐다.
2016년에는 '태양의 후예'가 나왔다. 중국 스트리밍 업체에서 '태양의 후예' 조회 수가 무려 45억 뷰를 기록하면서 중국 공안이 인기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주인공 송중기는 이후 출연하는 작품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이종석, 박보검, 공유, 이준기, 박서준 등 한류 신성들이 이 시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태양의 후예 |
2020년부터는 주연 배우들이 아닌 작품 자체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때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있다.
2019년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K크리처극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넷플릭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헤드쿼터 격인 싱가포르에서 이듬해 라인업을 소개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을 때부터 주인공이었던 '킹덤'은 공개되자마자 세계적으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한복을 입은 좀비들이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모습에 지구촌이 기함할 듯이 놀랐다.
'킹덤'의 인기에 글로벌 쇼핑 사이트에서 갓이 팔리고, 평론 사이트에서는 K좀비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등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장은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뿐만 아니라 국내 방송사의 드라마들도 조명받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2020년 김수현-서예지 주연의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박서준-김다미 주연의 JTBC '이태원 클라쓰'는 일본에서 4차 한류를 일으키고 다양한 국제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또 현빈과 손예진이 주연으로 나선 남북한 로맨스 tvN '사랑의 불시착'도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으며 일본 등에서 국내 이상의 열기를 보여줬다.
킹덤 |
동시에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의 실험과 도전, 성공도 계속됐다.
'도깨비'의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은 '스위트홈'(2020)은 사극 좀비 외에도 한국형 크리처극이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공개 4일 만에 넷플릭스 오늘의 TOP(톱)10 13개국 1위를 차지했다.
물론 넷플릭스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는 흥행하지 못한 것들도 꽤 많다. 하지만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에 꾸준히 투자한 덕분에 '스위트홈'은 물론 '인간수업', '오징어 게임' 등 신선하고도 대중성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한류 드라마의 정점을 찍은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신드롬은 이제 시작으로 보인다.
인도에서마저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운 데 이어 출연진이 미국 '팰런쇼'에 출연하게 되고 프랑스 파리에 열린 팝업스토어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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