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주한 북아프리카 출신 카비 라메
과시·허풍 영상에 '한심해' 반응으로 인기폭발
"팬데믹에 웃음 위안…많은이에 다가가려 침묵전략"
지난달 베니스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카비 라메[로이터=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1억1천400만 명 팔로워를 거느린 카바네(카비) 라메(21)는 전 세계에 선보이는 영상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미국 방송 CNN은 2일(현지시간) 단순한 틱톡 영상으로 벼락스타가 된 21세 청년 라메의 삶과 인기 비결을 소개했다.
돌쟁이일 때 부모와 함께 이탈리아로 이주한 세네갈인인 라메는 불과 1년 반 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로 다니던 공장에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였다.
우연히 시작한 틱톡에서 그는 처음엔 다른 사용자들처럼 춤을 추거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하는 영상을 올렸지만, 올해 초부터는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는 '생활의 비법' 영상들을 조롱하는 반응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이 영상들은 대박을 터뜨렸다.
이제 그는 미국의 찰리 더밀리오(17)에 이어 팔로워 수가 두 번째로 많은 틱토커이자 넷플릭스, 이탈리아 식품회사 바릴라 등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유명인사다.
그가 올리는 수많은 영상은 단 한 가지 스타일로 이뤄진다.
인터넷에 떠도는 '꿀팁' 영상이나 무언가를 과시하는 영상을 보고, 이 영상들을 한심해한다.
한 영상에서 그는 전문가용 식칼을 이용해 바나나 껍질을 깨끗하게 발라내는 법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 너무나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나나 껍질을 그냥 손으로 깐다.
테슬라 뒷좌석 시트에 삶은 스파게티와 토마토소스를 쏟아붓고 이를 보란 듯이 먹는 한 남성의 코믹 영상을 보여주고,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깨끗한 접시를 꺼내 스파게티를 담아 먹기도 한다.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접시를 식탁에 탁탁 두드리는 몸짓이 "그냥 좀 접시에다 먹으라고"라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카비 라메 틱톡 영상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
이런 영상들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어 '한심좌'라는 애칭을 얻었다.
라메는 본인의 인기 비결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도 내 표정이 웃겨서"라고 간단하게 설명하면서 "내가 틱톡에서 몇 번째로 인기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코로나19) 봉쇄 상황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짓은 우연히 고안한 것이지만 침묵은 우연이 아니다"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고심했는데 결국 말하지 않는 게 최고였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사 서티식스파이브 창업자 크리스티나 페라스는 "그의 과장법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라며 "라메의 영상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삶을 필요 이상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는지 일깨워준다"고 해석했다.
소셜미디어 스타들은 연간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메는 자신의 수입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유명해지고 나서 가장 통 크게 돈을 쓴 것이 아이폰12를 산 것이었다면서 "나는 미친 소비는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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