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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간다니 모든 문제 해결"…탁현민이 전한 文대통령 내외 방미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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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측 '순서 기다리라' 했다가 'BTS 카드' 꺼내자 태도 바뀌어

'SDG 모먼트' 행사는 대통령·BTS 연설에 사회까지 '코리안 데이'

뉴스1

제76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와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일(현지시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실을 관람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9.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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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가수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문 대통령의 제76차 유엔총회 참석 계기 방미(訪美) 등을 배경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함께 방문했던 가운데 이 과정에서 BTS의 역할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870년 설립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미국 최대 규모 미술관으로,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과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1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김 여사와 BTS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방문 뒷얘기 등을 상세히 전했다.

탁 비서관은 "올해가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30주년인데 보통 꺾어지는 정주년에는 각국이 유엔에 선물을 하는 관례가 있다. 예컨대 중국의 경우 청동화로 같은 것을 유엔에 선물한 적이 있다"며 "자국의 문화적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전시물이나 작품들을 기부하면 그것이 유엔 총회장이나 유엔 건물 곳곳에 배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원래는 우리도 미술 작품을 유엔에 기증하려고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유엔에 기증을 한다고 해서 다 우리가 원하는 위치에 놓이지가 않더라.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유엔에서) 아무거나 (선물을) 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재보호법상 미술품 진본을 내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그런데 유엔에 가품을 보낼 수도 없어서 생각을 해봤더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전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이고 한국전시관이 있었다. 다만 이 전시관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솔직히 얘기하면 좀 초라한 편이라 이번에 거기에 한국의 미술품을 하나 기증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와서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이왕 미술품을 기증할 거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커지니까 그 기회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탁 비서관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우리 측에서 '미술품을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하자 '순서를 좀 기다리는 게 어떻겠느냐'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탁 비서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다른 작품들이) 워낙 많고 또 고가의 미술품들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시간이 많이 없다'고 했더니 그쪽에서 '시간이 없으면 다음에 하지 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탁 비서관은 'BTS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러면 어쩔 수 없지. BTS 특사와 우리 여사님이 가려고 했는데 그럼 다른 미술관을 알아볼게'라고 했더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됐다"고 전했다.

탁 비서관은 김어준씨가 '대우가 다 바뀌었겠다'고 하자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에는 간략하게 행사를 하자고 했다가 자기들의 '루프 가든'을 내주고 여사님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수장고를 보실 수 있게 배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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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 제공) 2021.9.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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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비서관은 이외에도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먼트) 행사에서 문 대통령과 BTS가 각각 연설을 한 일에 대해 "국제연합, 국제기구가 만들어지고 나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표하는 기조연설자로 나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 아티스트가 전 세계 청년들을 대표해 연설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리고 SDG 모먼트 사회를 봤던 사람도 '주주 장'이라는 한국계 미국인 언론인이었다. 그래서 정말 그날이 '코리안 데이'(Korean day)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연설이 끝난 다음에도 나는 약간 이 일이 얼떨떨했다"며 "BTS 멤버들이 연설하고 내려왔을 때 내가 '이게 믿기지가 않아요' 했더니 이 친구들도 '자기들도 이게 현실인가 싶어요'라고 얘기할 정도로 상당히 감격스러웠다"고 전했다.

아울러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때 타국 정상과의 양자회담 건과 관련 "(장소를) 대한민국 유엔대표부 총영사관에서 했는데 저는 그런 일을 처음 경험해봤다. 솔직히 되게 짜릿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우리가 (상대방 쪽으로) 가거나 만들어진 양자회담장, 일종의 중립지역에서 했었다. 그런데 실무회의에서 제가 '우리가 많이 바쁘다. 괜찮으시다면 우리 쪽으로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그 말을 지금까지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처음 해봤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은 이와 함께 "이번 일은 사실 유엔총회를 상정해 준비를 했던 것은 아니었고 지난해 겨울부터 BTS 소속사와 논의를 해 '대한민국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을 순방 행사와 맞춰서 해보자'(는 데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유엔이 원하지 않으면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는데 유엔도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 있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BTS가 가진 영향력과 파급력, SDG 모먼트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던 것이다. 거기에 전 세계 정상을 대표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다는 게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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