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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무대 측면에서 전면으로…K팝에 새바람 일으킨 '스우파' 댄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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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캠·안무영상 수백만뷰 기록…팬덤 형성되며 아이돌급 인기

"K팝 안무 '자급자족' 가능케 한 댄서들…댄스계 성장 기회 될 것"

연합뉴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계급 미션 중 리더 계급 무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엠넷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연일 화제가 되면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댄서들이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댄서들은 K팝 가수의 측면에서 이들을 빛내주는 존재로 대중에게 인식됐지만, 이제는 댄서들 자체만으로도 대중음악계를 이끄는 아티스트이자 스타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지난달 처음 방송한 '스우파'는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스트리트 댄서들의 경연 과정을 보여주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높였다.

노제, 모니카, 리정, 허니제이, 아이키 등 출연진들은 TV 화제성 조사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화제성 지수에서 나란히 최상위권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팬덤까지 형성됐다.

온라인상에는 '스우파' 크루들이 등장하는 이른바 '덕질' 콘텐츠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K팝 아이돌 무대에서 아이돌의 모습을 자르고 댄서들만 나오도록 편집한 영상이나 직캠(팬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많게는 수백만 회에 이른다.

기존 K팝 팬들은 음악방송을 볼 때 무심결에 지나쳤던 백댄서들이 '스우파' 출연진인 것을 알아채고 이를 캡처해 온라인에 공유하기도 한다. 댄서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팔로워가 5∼10배가량 뛰었고, 아이돌의 전유물이었던 옥외광고도 등장했다.

특히 웨이비 리더 노제의 경우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약 200만 명으로 정상급 아이돌에 버금간다. 온라인 일인칭 슈팅게임(FPS) '서든어택'에 캐릭터까지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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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댄서들이 이처럼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은 가요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들은 K팝의 최대 매력이자 강점으로 꼽히는 퍼포먼스를 구성하고 백댄서로서 무대를 꾸미며 K팝의 세계화에 일조했으나 아이돌에 가려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스우파' 방송을 계기로 K팝계에서 조연으로 머물던 댄서들이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게 된 셈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요 기획사들은 해외에서 안무를 공수해 왔지만, 국내 댄스 크루들이 성장하면서 K팝 안무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통해 대중이 이런 국내 댄서들의 성과를 알게 되고 인지도와 관심도 생겼다"며 "'스우파'는 점차 국내 댄스계가 양적·질적으로 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댄스계의 팽창은 K팝 퍼포먼스의 다양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댄서들의 '풀' 자체가 커지면서 K팝 아이돌의 안무 선택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걸그룹 에스파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의 안무는 총 7개 댄스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독창적이고 눈을 사로잡는 퍼포먼스가 완성됐고 대중 사이에서 댄스 챌린지 열풍까지 이어졌다.

정민재 평론가는 "북미·유럽만큼 국내 댄스계가 커지면 이렇게 좋은 여러 아이디어를 한 곡에 녹일 수 있다"며 "K팝 안무의 상향평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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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메가 크루 경연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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