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폭행당한 상처 보여주는 아프간 기자들. [연합뉴스]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언론인 32명 이상을 구금하는 등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일 "구금된 언론인 대부분은 보도에 대한 경고를 받은 후 석방됐지만 일부는 구타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HRW에 따르면 아직도 1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가족과 접촉하지 못한 채 갇혀있다.
지난 9월 말 탈레반은 새 미디어 규정을 발표하며 "'존중받는 이슬람의 가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언론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 규정을 보면 광범위하고 모호한 기준으로 거의 모든 비판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고 HRW는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를 모욕하는 내용, 관료가 보도를 허락하지 않은 사안, 대중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은 보도할 수 없다는 규정 등이다. 이런 규정은 기준이 불명확해 결국 보도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게 HRW의 설명이다.
한 아프간 기자는 HRW에 "대부분의 언론 활동을 제한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탈레반 정권 전에는 정부 비판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제는 탈레반 관련 중요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HRW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인 퍼트리샤 고스만도 "탈레반이 내놓은 새 언론 규정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언론인들의 자기 검열 기준을 높이고 있다"면서 "아프간 기자들은 자신의 보도로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의 언론 규정은 언론 자유를 숨 막히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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