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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기자수첩]자영업자 울리는 노동자…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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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나서지 않고 방관하고 있는 파업,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자영업자를 볼모로 삼아 본인들의 이익을 취하고자 강행한 파업에 대한 손해를 고스란히 점주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매장에 빵과 재료를 배송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불법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 17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집회 등 집시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다.

이들은 29일 오후 2시께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물류 출하가 시작되자 운송을 방해하기 위해 몰려들어 경찰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노조원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경찰은 노조원 17명을 체포했다. 청주시는 지난 28일 오후 8시부터 민노총 화물연대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화물연대 노조원 300여명은 지난 26일부터 현재까지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불법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30일에는 1000여명의 인원이 청주공장 앞에서 SPC그룹과 집회를 막는 경찰을 규탄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연다.

청주시는 "노동권은 지켜져야 할 권리지만 86만 청주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주장할 수 없다"며 집회 철회를 간곡히 부탁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집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이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농성을 벌이는 화물연대의 행동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마저 받고 있다.

화물연대 노조의 SPC사업점 점거는 명백한 불법 점거 행위다. SPC그룹은 노조에 퇴거 요청을 하고 경찰에 시설물 보호 요청을 할 뿐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한발 물러서 있다. 운수사 요청에 따라 증차를 완료했고 이후 상황에 대해선 본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투쟁에 돌입했고 회사 측이 전원 해고 및 손해배상 청구를 철회하면 물러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으로 인한 피해는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 배송지연으로 매장에 빵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서 전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매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배송이 차질을 빚은 이후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지만, 이에 대한 피해보상을 받기도 막망한 상황이다. 고객과의 신뢰마저 잃고 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기업의 수장이라면, 노동계 지도자라면 노동자의 미래를 우선 생각하고 살펴봐야 한다. 절박한 자영업자들을 생각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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