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南엔 조건부 화해 제스처·美엔 비판
美 “北에 적대적 의도 없다…남북협력 지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최고인민회의에서 10월 초부터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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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박병국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달 초 끊어진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선 대북 군사적 위협과 적대정책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더 교활해졌다고 비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김정은 동지께서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역사적인 시정연설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 투쟁방향에 대하여’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할 의사를 밝혔다.
작년 6월 북한의 일방적 차단으로 단절된 남북 통신연락선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수 차례 친서 교환 끝에 복원됐지만 8월 북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비난 이후 다시 단절된 상태다. 정부는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남북정상회담 거론 담화와 잇단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최우선적인 조치라는 입장이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암초들이 많았지만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불가역적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로 가는 강을 건너기 위한 흔들리지 않고 튼튼한 징검다리가 생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다만 추후 본격적인 남북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발전은 남측 태도에 달렸다며 공을 넘겼다. 이와 관련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며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위기의식, 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 간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있다.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 외교를 모색하고 외교에 열려있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이라며 “우리는 남북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한반도에 좀 더 안정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반응은 김 위원장 시정연설이 공개되고 1시간여 만에 나왔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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