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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불붙는 OTT 시장

[투자노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끝 아니다, 드라마 제작사 주가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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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인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오징어 게임과 관련된 기업의 주가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버킷스튜디오(066410)는 오징어 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의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 15%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회사는 오징어 게임이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23일 종가는 359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9.84% 급등했고 24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29.94% 오른 4665원까지 상승했다. 추석 연휴 전인 17일 종가가 2765원이었는데 단 2거래일 만에 1900원(68.7%) 급등했다. 지난 28일 종가는 4540원이다. 한국거래소는 버킷스튜디오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자 27일부터는 투자주의 종목으로까지 지정했다.

2018년 오징어 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처스에 10억원을 투자했던 쇼박스(086980)도 급등했다. 17일 4100원이던 종가는 24일 6260원까지 급등했다. 28일에는 5360원까지 주가가 내렸지만 여전히 오징어 게임의 1위 기록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스튜디오드래곤(253450), 제이콘텐트리(036420) 등 오징어 게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도 최근 오징어 게임 효과를 톡톡히 보며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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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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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과열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중소형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에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투자액을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고, 오는 11월에는 디즈니플러스 서비스가 국내에 시작되면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에 대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지금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WAVVE)와 계약을 맺고 있는 HBO도 계약이 끝나는 내년 이후에 국내에 직접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것도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HBO가 국내에 직접 서비스를 하면 그만큼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65% 늘어난 55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의 2.8%가 한국 구독자가 될 것으로 넷플릭스가 추산해 이 구독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투자하는 금액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넷플릭스 결제액이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순위를 보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상위 10개 콘텐츠 중 5~7개는 한국 콘텐츠였다”며 “오징어 게임이 미국 넷플릭스에서 1등을 기록하며 선진국 시장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흥행성이 증명됐다”라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이제 한국 콘텐츠는 한국인들만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미국까지 공략이 가능해졌고, 성장성이 굉장히 높은 산업 분야가 됐다”라며 “중소 드라마 제작 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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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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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디즈니플러스와 장기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NEW(160550)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NEW는 디즈니플러스에 향후 5년간 매년 1편 이상의 드라마를 공급하기로 계약했고 현재 ‘무빙’ ‘너와 나의 경찰수업’ 2편의 드라마를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남수 연구원은 “드라마 2편은 총 660억원의 제작비가 투여되고, 40%에 근접한 마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돼 5년 장기 콘텐츠 파트너십은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안겨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NEW의 드라마가 디즈니플러스에 공급되는 내년에는 NEW의 영업이익이 29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영업이익 추산치 22억원의 13배가 넘는 규모다.

증권업계는 아직 넷플릭스 등 특정 사업자와 장기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지 않은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태완 연구원은 “넷플릭스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지 않아 계약조건이 유연하고 대작 라인업을 보유한 에이스토리(241840), NEW, 삼화네트웍스(046390) 등 중소형 제작사의 성장성이 더 드러날 수 있다”라고 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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